디지털·해외진출로 새 일자리 창출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은행과 보험사 등 금융권 일자리가 지속해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비대면 거래가 늘념서 판매채널 인력 수요가 급감하자 정부는 금융사의 해외 진출과 핀테크 활용을 통해 일자리 확충에 나서기로 했다.

17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금융업 일자리는 83만1천개로 집계됐다.

금감원과 각 금융협회는 금융회사로부터 임직원과 설계사, 모집인을 따로 취합했다.

그 결과 임직원 규모는 은행이 12만4천개, 상호금융이 12만개, 보험과 금융투자가 각각 6만개와 4만8천개로 초 38만4천개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 2015년 말과 비교하며 1만6천개 줄어든 규모다. 감소분은 은행이 1만4천개로 가장 컸다. 모바일을 활용한 거래가 늘어나며 영업점포가 줄자 그만큼 인력이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금융투자는 4천개 일자리가 늘어 눈길을 끌었다. 자산운용사 개수가 늘어난 게 주효하게 작용했다.

설계사와 모집인 규모는 총 44만7천개로 이중 보험설계사(42만3천개)의 일자리가 가장 많았다. 카드 모집인과 대출모집인은 각각 1만3천개와 1만1천개에 불과했다. 특히 특정 보험사에 소속된 전속설계사가 보험 대리점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아 감소 폭이 컸다.

특히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수출입은행, 그리고 인터넷전문은행을 제외한 시중은행의 직접 고용인원은 10만1천명으로 나타났다.

영업 부문의 인력이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은행도 경영 효율화를 위해 영업과 경영지원 인력을 줄이고 IT 부문의 인력 고용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은행권의 비정규직은 8천100명으로 고용인원의 8.6%에 불과했다. 여성 인원은 5만1천명으로 전체 고용인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밖에 콜센터 등 민원대응 인력과 보안 인력 등 연관 산업의 고용인원은 3만1천명으로 집계됐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국내 기업에 206조1천억원의 신규 대출을 공급한 은행권이 약 1만3천명의 추가 고용을 유발할 것으로 내다봤다. 은행의 신규자금 공급 10억원당 1년간 0.065명의 신규 고용을 창출한다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연구 결과를 적용한 전망치다.

금융당국은 이번 조사를 바탕으로 향후 금융권 일자리 여건이 녹록지 않다는 데 주목했다. 비대면거래 증가에 따라 전통적인 판매 채널 인력 수요가 감소하고 있어서다.

금융서비스의 디지털화로 관련 조직이 늘어나며 IT 전문인력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점을 예의주시했다. 이미 세계적인 투자은행(IB)인 JP모건 역시 전체 인력의 20%가 IT 인력이고, 골드만삭스의 신규채용 40%도 IT 전문가라는 게 금융당국의 설명이다.

무엇보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한 한 상황에서 기존 예대마진 중심의 수익구조 변화가 불가피한 게 금융권이 마주한 현실이다. 해외시장 진출과 자본시장 활용, 디지털 혁신 등 새로운 수익창출원을 발굴해야 한다.

이에 금융당국은 신사업 진입 규제를 지속해서 완화해 금융권의 일자리 창출을 지원하기로 했다.

인터넷전문은행과 온라인전문 보험사, 부동산신탁 등 분야에서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방침이다. 핀테크 기업의 출현을 지원하고 마이데이터 산업과 P2P 금융 등 육성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또 신남방 국가 등 진출 수요가 큰 국가의 현지 금융당국과 고위급 회담, 핀테크 데모데이를 여는 등 해외 진출도 적극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금융위 이세훈 금융정책국장은 "금융권은 일자리 여건이 다른 산업보다 어려운 상황이라 조금 더 노력해야 한다"며 "인위적으로 개입해서 늘리는 것이 아니라 금융업 본연의 역할, 금융서비스를 양질로 제공할 수 있는 여러 가지 기반을 만들어서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일자리가 늘어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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