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홍경표 기자 = 글로벌 연기금들은 기업 경영에 적극적으로 관여하며 투자 배제 리스트를 만드는 등 행동하는 책임투자를 중요한 고려요소로 보고 있다.

국민연금 역시 세계 3대 연기금으로서, 글로벌 스탠다드에 발맞춰 책임투자 활성화 정책을 수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노르웨이 국부펀드(NBIM)는 장기 투자수익이 환경과 사회, 경제적 측면에서 지속가능한 발전을 기반으로 창출되기 때문에 책임투자를 운용에 적용·통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NBIM은 매년 기후변화와 인권, 세금 및 투명성 등 중점관리 이슈를 선정해 이에 대한 기업에 대한 기대사항을 공개하며, 기업과의 대화 등과 연계한다.

NBIM은 리스크관리에 환경·사회·지배구조(ESG)를 고려하는 책임투자 요소를 반영해 지속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은 사업을 영위하거나, 소송, 벌금 부과 등 부적절한 행위로 기업가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기업에 대한 투자를 철회한다.

또 대량살상무기와 관련된 기업과 발전용 석탄 채굴과 발전 활용 기업, 그 회사에 투자한 회사 등에 투자 제한을 하고 있다. 인권침해와 환경 훼손, 기후변화, 윤리적 규범 위배 여부도 검토해 관찰 대상으로 지정하고 투자를 제한한다.

NBIM은 국내 기업 중 한국전력과 포스코, 한화, KT&G, 풍산 등을 투자 배제 리스트에 올리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공무원연금(캘퍼스)은 적극적 주주권 행사가 당연한 권리라고 생각하며, 지배구조 문제가 심각한 기업의 명단과 개선 사항 등을 구체적으로 적시한 포커스리스트 프로그램(Focus List Program)을 운영하고 있다.

캘퍼스는 2004년 기업 실적과 지배구조 개선을 이유로 월트디즈니의 마이클 아이스너 회장의 퇴진을 이끌었고, 2011년에는 애플의 이사선임제도 개혁에 나섰다.

캘퍼스는 2015년 일본 기업을 상대로 사외이사 선임 비중 확대와 지배구조 개선 등을 요구해 자본 효율성 강화 노력을 이어갔다.

네덜란드 공적연금운용공사(APG)는 대량살상무기와 담배 제조 기업에 투자를 제한하고, 기후변화와 인권, 노동 등 관행의 개선이 필요한 기업에 개선 요구에도 불구하고 개선되지 않았을 때 투자를 배제한다. 현재 우리나라 기업 중에서는 한화와 풍산 등을 투자 제한하고 있다.

스웨덴 국가연금기금(AP4)은 대량살상무기와 담배, 석탄 발전 기업에 투자 제한을 하며, 윤리위원회에서 주주 활동을 권고하는 기업에 개선을 요구했음에도 개선되지 않았을 경우 투자를 제한한다.

국민연금은 운용 자산이 700조 원이 넘는 글로벌 연기금임에도 현재 국내 주식 포트폴리오 일부에만 책임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국민연금 주무 부처인 보건복지부는 해외 연기금 사례 등을 참고, 책임투자 활성화 방안을 수립해 기금의 장기적 수익률을 높이려고 노력 중이다.

국민연금은 주식뿐만 아니라 전 자산에 걸쳐 책임투자를 고려하며, 글로벌 연기금과 같이 ESG 요소가 미흡한 기업에 대한 투자 배제도 검토하고 있다.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는 "해외 글로벌 연기금들은 20여 년 전부터 혁신적인 책임투자 철학과 투자 방법을 발전시키고 있다"며 "국민연금은 책임투자 활성화 방안을 앞당겨 실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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