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변명섭 기자 = 내년 상장을 목표로 기업공개(IPO)에 나서는 현대카드의 가치평가는 향후 핀테크 기업으로 어느 정도 인정받느냐에 좌우될 것으로 전망된다.

18일 IB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이달 말에 IPO를 위한 상장 주관사를 선정하고 본격적인 기업가치 평가에 돌입할 예정이다.

현대카드의 가치평가는 시장에서 단순히 카드사로 분류하느냐 결제사업으로 성장하는 핀테크 기업으로 분류하느냐에 따라 확연하게 달라질 것으로 평가된다.

현대카드를 단순한 카드사로 한정하고 동일 업종의 기업과 주가순자산비율(PBR)로 평가하면 그 가치는 크게 주목할만한 수준이 못 된다.

카드사 가운데 유일한 상장사 삼성카드를 현대카드의 가치평가에 적용할 경우 현대카드의 가치는 2조원을 갓 넘는 수준이다.

삼성카드의 PBR 0.64배를 현대카드의 자기자본(3분기말 기준) 3조2천748억원을 적용해 산출하면 현대카드의 가치는 2조959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2년 전 현대카드의 상장을 염두에 두고 투자에 나선 재무적투자자(FI)들의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

당시 현대카드의 지분 24%를 인수한 홍콩계 사모펀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컨소시엄은 현대카드의 가치를 1조5천억원가량으로 매겼다.

IPO를 진행할 경우 평가 가치에 할인율을 최소 20%가량 적용한다고 봤을 때 현대카드의 가치는 1조6천억원 수준에 머물게 된다.

이는 FI들이 애초에 기대했던 수익률과는 거리가 멀다.

FI들이 애초 기대했던 수익률은 올리기 위한 현대카드의 가치는 최소 2조5천억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IB 업계에서는 핀테크 기업으로서 현대카드의 미래가치가 적용될 경우 3조원을 훌쩍 뛰어넘는 가치평가가 가능하다는 의견이 있다.

일례로 핀테크 기업으로서 카드사와 비슷한 시스템을 통한 결제사업으로 수익을 내는 NHN한국사이버결제의 경우 PBR이 3.7배에 달한다.

현대카드가 NHN한국사이버결제와 같은 PBR이 단숨에 형성되지는 못하더라도 가치평가에서 핀테크 기업으로서 인정받는다면 기업가치는 훌쩍 올라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것이다.

정태영 현대카드 대표이사 부회장도 핀테크 역량을 기르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태영 부회장은 지난해 말 "디지털 전환에 모든 것을 걸고 카드회사로서 가본 적이 없는 길을 걷고 있다"고 자신했다.

현대카드는 최근 몇 년간 디지털 혁신을 위한 부서를 만들고 인력을 대대적으로 늘려 핀테크 기업으로서 역량을 키우고 있다.

최근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로 매각된 롯데카드가 PBR 0.8배 수준으로 평가됐다는 점도 현대카드에는 긍정적인 대목이다.

롯데카드도 시장에서 카드사 라이선스 희소성과 향후 핀테크 기업으로서의 가치도 인정받았다.

카드 업계 한 관계자는 "롯데카드가 카드사로서는 비교적 높은 가치로 지분 매각을 이뤄냈다"며 "IPO와 지분매각의 가치평가는 그 잣대가 다르다고는 하지만 이는 현대카드의 비교 사례로 적용해볼 수는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현대카드가 IPO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구체적인 디지털 혁신과 관련한 성과를 어느 정도 낼 수 있을지가 가치평가에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현재 상황에서 삼성카드 가치와 별개로 현대카드의 가치를 측정할 수 있는 도구는 별로 없다"면서 "현대카드가 지금 단순히 결제만 하는 카드사인지 아니면 핀테크 업체로서 미래가치를 시장에서 얼마나 인정받을 수 있을지가 중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msb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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