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사우디 국영 석유업체 아람코가 기업공개(IPO)에서 해외 수요 부진에 기업 가치를 당초 예상 보다 낮춰 잡았다.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아람코는 기업가치를 1조6천억달러~1조7천억달러로 제시했다.

이는 당초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가 목표로 해왔던 2조달러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회사는 이날 성명에서 목표 공모가 범위를 1주당 30~32리얄(8달러~8.52달러)로 제시하고, 30억주인 전체 지분의 1.5%를 매각할 것이라고 밝혔다. 매각 주식 규모는 당초 계획한 5%를 밑도는 수준이다.

목표 공모가 중간값을 기준으로 할 때 아람코는 이번 IPO에서 250억달러를 조달할 계획이다.

이는 2014년 알리바바가 뉴욕에서 조달한 250억달러와 같은 수준이다.

이번 목표가는 회사가 해외 및 국내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시행한 가운데 나와 투자자들의 수요가 기대에 미치지 못함을 시사한다.

앞서 외신들은 아람코가 해외 투자자들의 수요 부진에 국제 로드쇼의 규모를 축소했다고 보도했다.

아람코의 9월 말로 끝난 9개월간의 순이익은 680억달러로 애플의 2018년 순이익을 웃돌았다. 그러나 이는 전년 대비 18%가량 하락한 것으로 유가 하락에 아람코의 수익이 타격을 입은 것으로 분석됐다.

아람코의 3분기 순이익도 전년 대비 30% 줄어든 212억달러에 그쳤다.

IPO 매각 주간 은행들과 만난 일부 투자자들에 따르면 국제 투자자들은 아람코의 기업가치가 1조달러~1조5천억달러로 책정되는 것이 적절하다고 시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아람코는 매각 지분 1.5%의 최대 0.5%까지를 개인 투자자들을 상대로 매각할 계획이다.

그럼에도 일부 기관투자자들은 아람코의 공모가와 기업가치와 무관하게 아람코에 대한 투자를 굳혔다고 전했다.

두바이 소재 자산운용사인 달마 캐피털은 아람코가 MSCI 신흥시장지수에 편입될 것으로 기대됨에 따라 아람코 IPO에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달마 캐피털은 만약 아람코가 MSCI 신흥시장 지수에 편입되면 패시브 펀드들의 관심이 커질 것이라며 이러한 수요가 아람코의 주가를 밀어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아람코의 최종 공모가는 개인 및 기관의 청약이 마감된 이후인 12월 5일 결정된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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