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미국 주가지수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와중에도 미국 농업 부문의 파산율은 약 8년래 최고치로 치솟았다고 미국 마켓워치가 1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연은)의 자료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미국 콜로라도와 캔자스, 네브래스카, 오클라호마, 와이오밍, 서부 미주리와 북부 뉴멕시코의 일부 지역에서 농가의 소득은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지역은 캔자스시티 연은의 관할이다.

일부 상품의 가격이 오르고 미국 정부로부터 농가 보조금도 지급됐지만, 이들 지역에서 농가 소득은 1년 전과 비교해 더 떨어졌고 신용 여건도 지난 3분기 악화했다.

미국 농업 부문의 사정은 지난 2013년부터 하락세가 시작됐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및 멕시코, 캐나다와 벌인 무역전쟁으로 수출이 줄고 이미 낮은 상품 가격이 더 하락 압력을 받은 데다 올해 초 이례적인 자연재해까지 겹치면서 상황은 더욱 힘들어졌다.

아이오와주(州) 정부의 알레한드로 플라스티나 농업 부문 이코노미스트는 "매우, 매우 우려된다"며 "농업 부문에 돈을 끌어오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농업지대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지지층이 밀집한 곳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의 1단계 무역 협상에서 500억달러 규모의 농산물 수입을 약속하라고 압박하는 것도 이 같은 배경 때문이다.

그런 만큼 지난 2년간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전쟁의 여파를 상쇄하고자 미국 농가에 총 280억달러 규모의 보조금을 지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플라스티나는 "아이오와 농가가 받은 보조금은 줄어들고 있고 농부들의 금융 여건도 악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전체적으로도 농업 부문 파산율이 지난 9월 24%까지 치솟았다. 이는 지난 201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 9월까지 12개월간 미국 연방파산법 12조(챕터12)에 따른 파산보호를 신청한 경우가 580건으로 집계됐다. 챕터12는 주로 미국 농가에 적용되는 파산보호 조항이다.

미국 농무부에 따르면 미국 농가 순소득은 올해 880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4년의 920억달러 이후 가장 높은 순소득이다.

하지만 소득의 약 40%인 330억달러는 미국 연방 정부의 무역 보조금과 재해보조금, 농가 보조금, 보험금으로 구성됐으며 이마저도 아직 완전히 지급되지 않은 상태다.

마켓워치는 "미국 농가가 압박을 받는다는 것은 중국의 보복 관세가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지지 지역에 치명적이었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이런 수치는 양국의 1단계 무역 협상이 중요하다는 점 또한 드러내고 있다"고 전했다.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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