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정우 기자 = 투자자들의 수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희망 공모가밴드가 기업공개(IPO) 시장 위축의 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들어 전일까지 공모주 청약을 진행한 80여개 기업 중 12곳이 수요예측을 통해 확정된 공모가가 희망 공모가 밴드 하단보다 낮았다.

확정공모가와 밴드 하단과의 괴리율이 가장 큰 곳은 지난 8월 30일 수요예측을 진행한 올리패스였다.

당시 올리패스의 희망 공모가밴드는 1주당 3만7천원~4만5천원이었지만 확정 공모가는 2만원에 그쳐 희망 공모가 하단보다 약 54% 낮았다.

전일 기준 올리패스의 종가는 1만9천300원에 머물렀다.

올리패스 다음으로 괴리율이 큰 곳은 지난달 30일 수요예측을 마치고 전일 상장한 제테마였다.

제테마의 확정 공모가는 2만1천원으로 희망 공모가밴드 하단인 3만6천보다 약 58% 낮았다.

제타마는 상장일 첫날 2만100원에 장을 시작해 1만7천원대에서 거래를 마치기도 했다.

이 외에도 이노테라피와 까스텔바쟉, 펌텍코리아, 세경하이테크, 나노브릭, 네오크레마, 라닉스, 라파스, 티움바이오 등의 공모가가 희망 밴드 하단에 크게 못 미쳤다.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현대에너지솔루션도 공모가를 1만8천원으로 확정하며 희망 밴드 하단 2만4천원 대비 크게 낮은 가격에 공모가가 정해졌다.

이들 12개 기업을 대상으로 가장 많은 IPO 주관을 한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과 키움증권이었다.

한국투자증권은 펌텍코리아와 라닉스의 대표주관사 역할을 했으며 제테마와 현대에너지솔루션의 상장 주관에 참여했다.

키움증권도 올리패스와 세경하이테크, 네오크레마, 티움바이오 등 4곳의 상장 주관을 맡았다.

공모가의 결정은 금융투자협회 규정 내 '증권 인수업무 등에 관한 규정'에 명시되어 있다.

다만, 희망공모가 범위 산정과 관련해선 정확한 규정 및 기준이 없는 상황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희망공모가 범위 산정은 주가수익비율(PER)이나 주당순자산지표(PBR), 현금흐름모형(EV/EBITDA) 등 밸류에이션을 통한 비교가치 방법이 일반적이며 회사 가치를 구해 같은 업종과 비교하는 과정을 거친다"며 "대표주관사와 증권 발행사가 협의해 공모 기준가를 정하는 방법도 널리 쓰이고 있어 희망 공모가밴드 선정에 대한 이렇다 할 규정이 있다고는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확정공모가가 희망공모가 하단과 크게 차이가 날 경우 IPO 전체 업계에 영향을 줘 시장 위축의 이유가 된다"며 "딜 하나하나가 흥행이 되어야 시장 자체가 크고 이후 상장 회사도 편하게 IPO 과정을 거칠 수 있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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