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8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관련 소식이 엇갈린 가운데 소폭 올랐다.

미 국채 가격은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 합의를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는 보도가 나와 다시 상승했고, 달러화 가치는 하락했다.

뉴욕 유가는 무역협상 관련 불확실성이 다시 커진 데 따라 하락했다.

미 경제방송 CNBC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존 관세 철회 방침을 부인한 이후 중국 정부가 무역합의에 대해 비관적인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은 관세 철회 문제에 미국과 원칙적으로 합의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CNBC는 중국 당국의 현재 전략은 미국과 대화는 하되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과 내년 대선을 고려해 기다리면서, 국내 경기 부양정책을 우선시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콩 언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중국 전문가들을 인용해 미국산 농산물 구매 규모와 지식재산권 문제 등을 둘러싼 양국의 대립이 여전하다고 전했다.

이보다 앞서는 긍정적인 보도도 있었다.

중국 신화통신은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이 지난 16일 통화를 했으며, 양측이 1단계 합의를 둘러싸고 "각자의 핵심 관심사에 대해 건설적인 논의를 했다"고 보도했다.

미 당국이 중국 화웨이에 대한 거래 제한 조치를 90일 추가로 연기한다는 소식도 나왔다.

반면 홍콩 시위 관련 긴장이 고조된 점은 불안 요인이다.

홍콩 경찰은 이날 홍콩 이공대에 진입해 시위대와 치열한 공방전을 펼치며 진압 작전을 단행했다. 이에 앞서 중국 인민해방군이 홍콩에 투입돼 시위대가 설치한 장애물 등을 청소하는 등 긴장이 팽팽한 상황이다.

한편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백악관에서 회동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을 통해 "백악관에서 파월과 매우 화기애애하고 좋은 만남을 마쳤다"면서 "기준 금리와 마이너스 금리, 낮은 인플레이션, 통화 완화, 달러화 강세와 그로 인한 제조업 파급 영향, 중국·유럽연합(EU) 등과의 무역까지 모든 것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반면 연준은 "파월 의장이 지난주 의회에서 언급한 것과 부합하는 발언을 했다"면서 "파월 의장은 향후 입수되는 경제 정보에 철저하게 의존하겠다는 입장을 강조한 것을 제외하면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1.33포인트(0.11%) 상승한 28,036.22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57포인트(0.05%) 오른 3,122.03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9.11포인트(0.11%) 상승한 8,549.94에 장을 마감했다.

주요 지수는 사상 최고치 경신 흐름은 이어갔다.

시장 참가자들은 미·중 무역협상 전개 상황과 홍콩 정세 등에 주목했다.

미·중 무역협상과 관련해 상반되는 소식이 나와, 주가지수가 명확한 방향성을 보이지 못했다.

중국 중앙은행 인민은행이 경기 부양책을 도입한 점도 증시에 지지력을 제공했다.

인민은행은 역환매조건부채권(RP) 금리를 2.55%에서 2.50%로 낮췄다.

2015년 10월 이후 약 4년 만에 처음으로 역RP 금리를 내렸다.

이날 업종별로는 기술주가 0.25% 올랐다. 에너지는 1.33% 하락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부진했다.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웰스파고에 따르면 11월 주택시장지수는 70으로, 전월 71에서 하락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조사한 전문가 전망치 71에 못 미쳤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무역협상 불확실성 등에도 증시가 강한 지지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슬레이트스톤 웰스의 로버트 바프릭 수석 투자 전략가는 "증시가 놀라운 회복력을 보이는 중"이라며 "더 놀라운 부분은 올해 초부터 문제가 된 이슈들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오히려 더 커지거나 복잡해졌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미·중 무역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고, 기업 실적은 개선되지 않았으며 경제 지표는 약화했다"고 덧붙였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12월 금리 동결 가능성을 99.3%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3.40% 상승한 12.46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이하 미 동부시간)께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2.5bp 내린 1.808%를 기록했다. 지난 4일 이후 가장 낮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1.5bp 하락한 2.295%를 나타냈다.

통화 정책에 특히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1.8bp 떨어진 1.592%에 거래됐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장 22.3bp에서 이날 21.6bp로 축소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미 국채시장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합의와 관련된 뉴스에 민감하게 움직였다.

장 초반만 해도 무역 낙관론에 미 국채 값은 하락했지만, 중국 관리들이 미국과의 무역 협상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는 CNBC 보도 이후 곧바로 상승세로 돌아섰다.

뉴욕증시도 상승 폭을 줄이는 등 무역 관련 소식에 민감하게 움직였다.

매뉴라이프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마이클 로리지오 선임 트레이더는 "미국 경제 펀더멘털과 관련된 어떤 것보다 시장은 무역 관련 정보에 훨씬 더 큰 반응을 보인다"고 진단했다.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1.5%를 하회했던 여름보다는 높지만, 지난 8일 1.930%로 마감한 뒤 대체로 하락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 1단계 무역 합의를 위해 노력 중이지만, 중국의 미국 농산물 매입 규모 등 쟁점을 높고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미국 경제 둔화 우려도 다시 커지고 있다.

제조업 지표 둔화가 미국 성장률에 영향을 미치면서 지난주 애틀랜타 연은과 뉴욕 연은의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추정치가 일제히 하향 조정됐다.

애틀랜타 연은의 GDP 예측 모델인 GDP 나우는 4분기에 0.3%, 뉴욕 연은의 나우 캐스트는 0.4% 성장을 예측하고 있다.

성장이 더뎌지면 더 안전한 자산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 미 국채수익률을 떨어뜨리는 경향이 있다. 성장 둔화는 인플레이션 기대를 낮춘다. 인플레이션 기대가 높아지면 장기 국채에 큰 위협이 된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연준의 앞선 금리 인하는 지지하지 않았지만, 지금 관망하는 기조에는 만족한다고 말했다.

중국 중앙은행이 4년 만에 7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역RP) 입찰 금리를 인하해 경기부양에 나섰다. 이달 초 인민은행은 1년 만기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를 통해 4천억 위안의 유동성을 공급하면서 입찰 금리를 3.3%에서 3.25%로 낮췄다.

냇웨스트 마켓 분석가들은 "당분간 무역 관련 림보 장세가 펼쳐질 것"이라며 "시장은 12월 15일 대중국 추가 관세가 미뤄지는 등 합의를 기대하고 있지만, 그때까지 불안정한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이하 현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08.640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8.814엔보다 0.174엔(0.16%) 내렸다.

유로화는 달러에 유로당 1.10747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0548달러보다 0.00199달러(0.18%) 상승했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20.31엔을 기록, 전장 120.29엔보다 0.02엔(0.02%) 올랐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19% 하락한 97.795를 나타냈다.

미국과 중국이 무역 합의에 가까워졌다는 기대를 꺾는 보도가 나와 달러는 하락 압력을 받았다.

TD 증권의 메이즌 이사 선임 외환 전략가는 "시장이 무역 소식에 과민 반응하고 있다"며 "합의가 중단됐는지 계속되는지를 암시하는 실질적인 내용은 없는 상황에서 매일 뉴스 흐름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성장을 해치는 관세 부과가 철회될 수 있을지 투자자들은 주시하고 있다. 미국은 12월 15일 또 다른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예고한 상태다.

달러-엔은 비관적인 보도 이후 109엔에서 108엔대로 가파르게 내렸다.

안전통화인 엔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 엔화가 강세를 보였다.

유로는 달러에 상승세를 이어가 지난 7일 이후 가장 높았다.

무역 기대는 낮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달러 등에 대해 논의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후 유로는 상승 폭을 오히려 확대했다.

이사 전략가는 "유럽과 글로벌 경제가 더 강한 모습을 보여야 유로 랠리가 지속할 수 있다"며 "유로는 경기 순환적이거나 성장에 민감한 통화인데, 글로벌 성장이 잘 되면 유로가 좋은 흐름을 보이겠지만, 아직은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헤지펀드들은 지난 12일 주간 달러에 대한 숏 베팅을 소폭 늘렸다.

이와 달리 지난 2주 동안 유럽 주식시장으로는 자금이 유입돼, 앞서 85주 연속이라는 자금 유출 기록을 깼다.

모건스탠리 전략가들은 "미국 이외 지역에서 더 강한 성장이 기대되고, 포트폴리오 유입 감소로 달러가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내년 달러 약세에 베팅하는 것이 최고의 거래라고 주장했다.

MUFG의 리 하드만 외환 분석가는 "부분적인 무역 합의에 곧 서명할 것이라는 낙관론을 유지하고 있다"며 "이는 미국 밖 경제가 개선될 수 있다는 신호인데, 특히 유로존에는 긍정적이어서 달러의 상대적인 매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위안화는 7위안대 위에서 움직였다.

ACLS의 마셜 기틀러 외환 분석 수석 전략가는 "달러-위안이 7위안 선을 웃도는 것은 시장이 아직 해결책이 임박했다고 확신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12월 12일 영국 조기 총선에서 보수당이 과반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 파운드는 상승했다.

코메르츠방크 분석가는 "보수당 승리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파운드 추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며 "그러나 시장은 여전히 보수당 승리에 회의적"이라고 강조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67달러(1.2%) 하락한 57.05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미·중 무역협상 관련 소식과 초과 공급 우려 등을 주시했다.

무역 협상과 관련해 엇갈린 소식이 나오면서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를 위축시켰다.

무역협상 관련 소식이 엇갈리는 가운데 수급상 초과 공급 우려가 다시 커진 점도 유가에 하락 압력을 가했다.

지난주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이 발표한 미국의 원유재고는 시장 예상보다 많았던 반면 주간 기준 미 원유 생산량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었다.

EIA는 이날은 미국 내 주요 7개 셰일오일 생산지역의 12월 산유량이 하루평균 4만9천배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무역협상 관련 소식이 단기적으로 유가 움직임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했다.

어게인 캐피탈의 존 킬두프 파트너는 "유가는 무역협상 관련 소식에 매우 민감한 상황이며 이와 관련해 불안한 소식이 나오면 유가는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수요 증가 둔화에 대한 우려도 지속해서 유가 상승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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