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손지현 기자 =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로 소비자보호 바람이 불고 있는 가운데 은행권을 중심으로 핵심성과지표(KPI)에 고객 수익률 비중을 늘리고 이사회에 금융소비자 보호의무를 부여하는 움직임도 거세지고 있다.

◇ 고객 수익률 등 KPI 평가지표 개정 중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전일 KPI를 고객 중심으로 전면 개편한다고 발표했다.

개편안에는 영업점 KPI 평가지표를 기존 24개에서 10개로 대폭 축소해 영업점 부담을 덜고 지점별 특성에 맞는 자율 영업이 가능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고객 수익률과 고객 케어(Care) 등 고객 지표 배점도 대폭 확대됐다. KPI 목표도 반기에서 연간 기준으로 부여해 단기실적보다 고객기반 확대가 더 중요시되는 방향으로 개선됐다.

KEB하나은행도 내년에 시행하는 KPI에 셀프디자인 평가와 자율목표 설정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각 영업점이 처한 지역적 특색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인 KPI를 적용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KPI에 고객수익률 배점을 두 배 상향하는 것이 직접적인 소비자 보호 방안이라면 영업점이 스스로 KPI를 디자인하게끔 하는 것은 간접적인 소비자 보호 방안이라고 볼 수 있다"며 "톱다운식의 목표 제시로 인한 무리한 영업이 이뤄지지 않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의 경우 내년 1월부터 모든 PWM센터의 KPI에 고객 수익률이 차지하는 비중을 기존 10%에서 30%로 늘려 적용한다. 또 모든 영업점 평가에 '고객가치성장' 지표를 신설해 고객 관점에서 상품을 판매하고 자산관리를 진행하도록 한다.

기업은행은 영업 현장 자율성 존중과 고객만족 경영 등에서 KPI 지표 개정이 있을 예정이다. 직원들의 자율성과 소비자보호에 힘쓰는 방향으로 개정된다.

국민은행도 고객수익률과 자산관리 중심 평가체계로 개선하는 안을 구상중이다.

◇ 이사회·위원회 규정개편…고객 리스크관리 강화

은행권은 상품선정위원회를 개편하면서 고객 리스크 관리도 강화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상품선정위원회에서 자산관리 그룹, 리스크 관리 그룹, 준법감시인으로 이어지는 3중 리스크 관리 체계를 만들어 상품선정단계에서의 사전 리스크 관리를 강화한다.

KEB하나은행은 투자상품에 대한 상품위원회 검토 결과를 리스크관리운영위원회에 보고하는 절차도 신설해 상품 도입단계부터 리스크를 살필 예정이다. 이 단계에서는 은행 내부에서 발생 가능한 위험, 시장 변동성 등의 리스크를 보게 된다.

일부 금융 그룹에서는 이사회에 금융사고에 대한 책임을 부여하기도 했다.

JB금융은 지난달 31일 지주 회장이 대표이사로 있는 이사회 및 의장을 맡은 집행위원회가 직접 금융사고 사안을 챙기도록 지배구조 내부규범을 바꿨다.

JB금융은 이사회 결의사항에는 '금융사고 처리대책에 관한 사항'을, 집행위원회 심의·의결 사항에는 '건당 5억원을 초과하는 손실이 발생했거나 발생이 예상되는 사고처리대책에 관한 사항'을 신설해 금융사고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도록 했다.

지난 14일 금융당국이 고위험 금융상품 투자자 보호 강화를 위한 개선방안을 발표한 만큼 은행 내부의 소비자 보호에 대한 제도개선도 지속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현재 지배구조 내부규범을 개정까지는 논의되고 있지 않지만, 소비자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내부개선은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jhson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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