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캐나다 등 해외IB 현지네트워크로 딜 성사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그동안 국내금융권에서는 KEB하나은행이 독주해온 해외 항공기금융 시장에 다른 시중은행들이 도전장을 던졌다. 해외 네트워크를 확대하고자 IB 데스크를 신설한 은행들이 현지 영업에 박차를 가하면서 항공기금융이 해외 비이자수익을 늘리는 새로운 먹을거리로 부상하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최근 1억4천만달러 규모의 베트남 저비용항공사(LCC) 비엣젯 에어버스321 구입자금 금융주선에 성공했다.

베트남 현지 시장에서 항공기금융을 국내 은행이 주선한 것은 우리은행이 처음이다. 최근 베트남 영업망을 확대하고 있는 우리은행에 이번 성과가 현지 IB영업의 저변을 넓혀가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이 해외시장에서 항공기금융 주선에 나선 것은 지난 2016년무렵 부터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KEB하나은행이다.

KEB하나은행은 지난 2016년 항공기 임대시장의 세계 1위 업체 에어캡(AERCAP)에 1억달러 규모의 금융을 주선하는 것으로 해외 항공기금융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듬해 9월에는 항공기 임대 업체 아발론(AVOLON)과 3억달러 규모의 포트폴리오 항공기금융 주선에 성공했다. 당시 여러 대의 항공기를 하나의 기초자산으로 묶어 운용리스를 제공하는 구조의 항공기금융을 국내 은행이 따낸 첫 사례로 회자됐다.

지난해에는 '일본형 오퍼레이션 리스(JOL)' 방식으로 총 5천500만달러 규모의 항공기금융을 주선했다. JOL은 항공기나 선박 등 거액의 유형자산을 기초자산으로 한 운용리스 계약이다. 일본의 경우 세제 혜택을 활용할 수 있어 구조화금융 시장참가자들이 자금 조달 방식으로 많이 활용해왔다. KEB하나은행은 일본 현지 시장의 실물자산 투자시장에 직접 참여했다는 점을 높게 평가받았다.

KEB하나은행의 선례가 이어지며 해외 인프라 금융 중 항공기에 관심을 갖는 은행들이 많아졌다.

이에 신한은행은 올해 3월 KEB하나은행과 함께 에어캐나다에 5천200만달러 규모의 운용리스 금융주선을 했다. KEB하나은행 주도로 지난 7월에 완료된 이 딜은 시중은행이 공동주선한 첫 사례기도 하다.

항공기 금융에 대한 간접적인 투자도 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올해 3월 해외 항공기금융 펀드에 2천만달러를 투자했다. 해외 항공기 금융 전문운용사인 노부스 캐피탈이 운용하는 펀드 두 개에 각각 1천만달러씩 투자해 국내 투자자들에게 판매했다.

항공기금융은 항공 여객과 화물 수요가 늘어나며 꾸준히 성장하는 시장이다. 덕분에 채권발행이나 신디케이션, 보험 등 다양한 금융기법을 활용해 자금을 조달하며 매년 1천억달러 이상의 자금이 움직이고 있다.

시중은행이 해외 항공기금융 시장에 도전을 이어가는 것도 시장의 성장성을 내다봤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해외에서도 예대마진으로 수익을 내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항공기를 비롯한 인프라금융을 통해 얻는 수수료로 비이자이익을 확대하고, 글로벌 IB들과 경쟁하는 과정에서 얻게 되는 네트워크와 노하우 등 무형자산이 엄청나다"고 말했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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