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손지현 기자 = 내년도 국내 은행산업의 전망은 안정적이지만, 수익성은 여전히 다른 국가에 비해 낮을 것으로 전망됐다.

소피아 리 무디스 금융기관 담당이사는 19일 무디스와 한국신용평가가 공동 주최한 '2020년 한국 신용전망 컨퍼런스'에서 "한국 은행권의 내년도 전망은 안정적이지만, 세계 경제 둔화 및 불확실성으로 신용등급 평가 항목이 부정적으로 변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리 이사는 한국 은행산업의 평균 신용등급이 홍콩과 호주 다음으로 높은 이유로 높은 국가신용등급과 높은 정부 지원 가능성을 꼽았다.

그는 "정부 지원 가능성으로 등급이 4단계 정도 올라간 게 한국 은행산업 신용등급의 특징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은행권 신용등급을 매기는 6개 항목으로 영업환경, 자산 건전성, 자본 적정성, 유동성, 수익성, 정부 지원 등을 꼽았다.

리 이사는 한국 은행산업의 경우 수익성이 구조적으로 낮다고 분석했다. 비용 구조가 높고 비이자 수익 자체가 낮기 때문이다.

리 이사는 "한국의 경우 지난해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음에도 홍콩, 중국, 호주보다도 수익성이 꽤 낮다"면서 "일본처럼 마이너스 금리가 지속되는 환경이 아님에도 아시아권에서 중간 정도의 수익성을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자산건전성도 지난해 한국 은행권의 개선새가 뚜렷하게 보였다고 분석했다.

그는 "취약한 산업에 대한 대출비중이 꾸준히 줄었고 경기 둔화에도 대출이 대부분 담보성이라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며 "비담보대출의 경우에도 차주의 신용등급이 높다"고 지적했다.

리 이사는 올해 두 차례의 기준금리 인하가 경기 둔화에도 은행들이 자본건전성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됐다고 했다. 홍콩 다음으로 한국의 자본적정성이 높았다.

그는 "정부의 대출 총량규제 등으로 자산 성장세가 5%로 미미할 것으로 보여 내년에도 자본 적정성이 현 수준에서 유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동성 측면에서는 한국의 유동성 비율이 다른 아시아 국가에 비해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의 경우 시장에서 여신에 대한 수요가 낮아 은행 자산의 대부분이 국채로 이뤄져 있어 유동성이 높다. 홍콩은 국제금융도시로서 잉여 수신이 많이 들어와 있고 중국과 인도는 유동성 규제가 높다.

리 이사는 "한국의 취약한 유동성 비율은 내년에도 비슷한 수준에서 유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파생결합펀드(DLF) 사태가 일부 은행의 신용등급에 미칠 영향은 적다고 평가했다. 그는 "배상 규모가 정해지지 않았지만 규모가 크지 않아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이 적고 금융당국이 발표한 규제방안도 크게 부정적이지 않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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