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최진우 기자 =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에도 다주택자가 오히려 1년 만에 7만3천명 증가했다. 이른바 '강남 3구'에 주택을 보유한 외지인 비중은 20% 수준으로 다른 지역보다 높았다. 그만큼 '투자용'으로 강남에 주택을 매수한 수요가 많다는 의미다.

◇ 다주택자 비중 15.6% 역대 '최고'

통계청이 19일 발표한 '2018년 주택소유통계' 결과를 보면, 집을 2채 이상 가진 다주택자는 지난해 11월 1일 기준으로 219만2천명이었다.

1년 전 211만9천명과 비교하면 7만3천명 늘었다.

이에 따라 주택 2채 이상을 소유한 사람의 비중은 전체 주택 보유자 1천401만명 가운데 15.6%를 차지했다. 역대 최고다.

다주택자의 비중은 지난 2012년 13.6%에서 2013년 13.7%, 2014년 13.6%, 2015년 14.4%, 2016년 14.9%, 2017년 15.5% 등 꾸준히 상승세를 보였다.

정부가 8ㆍ2, 9ㆍ13 부동산대책을 통해 금융, 세제 등의 규제를 강화했으나, 정작 다주택자의 비중만 확대된 것이다.

그나마 다주택자의 증가율은 과거보다는 둔화했다.

실제로 지난 2016년에는 다주택자가 198만명으로 1년 전과 비교해 5.4% 늘었고, 2017년(211만9천명)에는 7.0% 증가했으나, 이번에는 3.4%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박진우 통계청 행정통계과장은 "지난 2017년에 발표한 8ㆍ2 부동산 대책이 2018년에 큰 영향을 준 것"이라며 "다주택자의 증가율 둔화를 감안할 때 부동산 정책이 효과가 없었다고 평가할 수 없다"고 말했다.

50대 이상의 장년층에서 다주택 매입이 두드러졌다. 1년 사이에 2건 이상 주택을 매입한 50대는 18만명, 60대 9만명, 70대 3만3천명이었다.

또 50대, 60대, 70대를 기준으로 전체 가운데서 2건 이상 주택을 매입한 비중은 각각 6.6%, 6.6%, 6.2%로 6%를 웃돈다. 40대의 비중은 5.9%, 30대와 30세 미만은 각각 4.1%와 3.3%에 그쳤다.

◇ 강남 3구가 '알짜'…외지인 보유비중 높아

강남구와 서초구, 송파구의 주택 5채 가운데 1채는 다른 시ㆍ도의 외지인 보유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구의 경우 14만9천219호 가운데 외지인이 보유한 물량은 2만9천898호로 20.0%에 달했다. 5호 가운데 1호는 강남구 이외의 거주자인 것이다.

서초구와 송파구도 마찬가지다.

서초구와 송파구의 외지인 비중은 각각 17.9%, 17.1%로 나타났다. 용산구는 20.6%로 서울에서 가장 높았다.

이들은 강북구(11.4%)와 도봉구(11.6%) 성북구(12.1%)를 포함한 전국 13.5%와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서울(14.9%) 전체로도 웃돈다.

같은 시까지 범위를 확대하면 숫자는 더욱 커진다. 예를 들면 강남구에 거주하는 사람이 서초구 내 집을 보유할 때 '동일시도 내 타 시군구 거주자 소유'로 나오는데, 이 경우도 외지인으로 따지는 경우다.

이 숫자까지 합치면 강남구와 서초구, 송파구의 외지인 비중은 각각 38.0%, 35.1%, 39.6%로 불어난다. 용산구는 45.3%로 확대된다.

세부적인 데이터는 나오지 않았지만, 정부는 이러한 현상을 크게 2가지 이유로 나눴다.

첫 번째는 재건축이 활발한 강남 3구에 대한 '투자'용도일 가능성이다. 두 번째는 자녀 교육으로 한시적으로 강남 3구에 유입되는 것이다.

변세일 국토연구원 연구위원은 "서울은 기본적으로 자가 소유율이 40%대로 낮은 곳"이라며 "바꿔 말하면 세를 주고서 보유한다는 건데, 이는 투자용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전국적으로 보면 세종시가 외지인의 비중이 35.9%로 가장 높았다.

j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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