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최근 달러-원 환율이 1,160원대를 중심으로 박스권을 형성한 가운데 향후 방향성을 드러낼 수 있는 단서에 서울외환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19일 서울환시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전일까지 6거래일 연속 1,160원대에서 종가를 형성했다.

이날 장중 한때 1,170원을 상향 돌파하기도 했으나 이내 1,160원대 레벨로 회귀 후 1,168원 부근에서 등락했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 협상 소식에 연동된 위험 선호 또는 회피에 따라 등락을 거듭하는 모습이지만, 전반적으로 1,160원대의 박스권에서 방향성을 찾지 못하고 있다.

외환딜러들은 최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이 주식 시장과 경제 지표 등에 다소 둔감해졌다면서, 방향성 부재는 원화가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협상 이슈에 지나치게 연동한 영향이라고 평가했다.

그간 달러-원 환율이 무역 협상 진척 상황에 따라 급등락을 거듭해온 만큼 피로감이 쌓여있고, 시장을 재차 움직일 만한 '빅 뉴스'가 부재하면서 환율이 한 방향으로 추진력을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말에 근접하면서 적극적인 포지션 플레이도 일어나지 않고 거래량 자체가 한산해진 점 등도 최근 달러-원 환율의 움직임에 영향을 미쳤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28,000선을 돌파했고 미국 주요 주가지수가 사상 최고치 랠리를 이어간 반면 코스피 등 국내 증시 흐름이 더딘 점도 달러-원에 방향성을 제공하지 못하는 이유로 꼽힌다.

A 은행의 외환딜러는 "미국 주가지수는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데 국내 증시에서는 리스크 온 분위기가 이어지지 못하면서 달러-원 환율도 박스권에 갇힌 모습이다"며 "뉴스에만 반응하는 심리적인 장세가 펼쳐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연말에 다가가는 만큼 북 클로징을 한 하우스도 있고 확실한 뉴스가 부재하면서 포지션을 크게 가져가는 곳이 없다"며 "거래량도 한산하고 수급 물량도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달러-원 환율이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1,200원을 상회했고 연초에는 1,100원대였다는 점에서 현재 환율 수준인 1,160원은 수급상 물량을 자극할 만한 레벨도 아니다.

B 은행의 외환딜러는 "1,160원 레벨은 수출업체와 수입업체들에 모두 매력적인 레벨이 아니다"며 "최근 수급 상황을 짚어보면 1,160원대 초반에서는 결제가 나오고 후반에서는 네고가 나오며 한방향으로의 쏠림이 과도하지 않은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이 딜러는 "최근 증시 및 경제 지표와 달러-원 환율의 상관관계가 약해지는 디커플링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달러-원 환율은 무역 분쟁 뉴스에 따라 금융시장의 위험 선호 혹은 회피 분위기에 더 동조되는 모습을 보인다"고 전했다.

삼성전자의 3분기 배당 지급 예정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고 이달 말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의 리밸런싱 이슈 등이 있지만 관련 수요는 비교적 긴 시간을 두고 점진적으로 처리된다는 점에서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코스피에서의 외국인 주식 매도가 커스터디 매수 물량 등으로 곧바로 이어지지 않는 특성도 달러-원 환율 영향을 제한하는 요인이다.

삼성전자는 오는 20일 2조 4천억 원의 현금 배당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MSCI 지수가 이달 말 중국 A주를 신흥시장(EM) 지수에 추가함에 따라 한국 증시 비중은 약 0.44% 줄어들 전망이다. 이에 따라 최대 2조원 가량의 외국인 순매도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C 은행의 외환딜러는 "외국인의 국내증시 순매도에도 실제 관련 자금이 커스터디 매수 물량으로 연결되지 않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며 "장기적인 투자 전략에 따라 달라지는 부분이기 때문에 증시 부진이 무조건 달러-원 환율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는 상황도 아니다"고 말했다.

D 은행의 외환딜러도 "삼성전자 배당금 관련 물량 등은 선제적으로 처리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서울환시 즉각적 영향은 제한될 것"이라고 전했다.

hr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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