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협상이 이렇다 할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계속 제자리에서 맴돌고 있다.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중 무역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앞서 타결된 1단계 합의마저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지난달 1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 1단계 무역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힌 이후 중국은 기존 관세 철폐를 요구하며 협상을 다시 원점으로 돌려놓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내각 회의에서 "중국은 내가 좋아하는 거래를 해야 할 것"이라며 "중국과 무역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면 나는 관세를 더 높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의 엄포가 또다시 나온 것이지만, 협상 타결 기대가 임박했다는 최근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발언이다.

미 무역대표부(USTR) 수석 부대표를 역임한 스티븐 본은 "회담이 교착상태에 접어든 것은 중국이 미국의 오랜 우려를 수정하길 꺼리고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로펌 킹앤스폴딩에 파트너로 재직하고 있는 본은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에 대한 요구에 매우 분명한 태도를 보였다"라며 "이제 중국은 실질적 진전을 보여줄 준비가 됐는지를 결정하기만 하면 된다"고 말했다.

백악관 수석 전략가를 지낸 스티븐 배넌은 미국은 중국이 약속을 지키도록 하기 위한 레버리지로 관세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 주말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 등과 전화 통화를 갖고 건설적 논의를 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작년 10월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 서명에 3~5주의 시한이 걸릴 것이라고 예고한 것보다 협상에는 더 오랜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

특히 지난 16일~17일 칠레에서 예정됐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취소된 이후 협상 데드라인은 사실상 사라진 상황이다.

미 기업연구소(AEI)의 데릭 시저스 연구원은 이달 합의가 이뤄질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12월 15일에 중국산 스마트폰과 장난감 등에 15%의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아직은 비관하기 이르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무역 문제를 담당한 바 있는 로펌 AGSH&F의 클레트 윌렘스는 "관세를 철회하는 협상은 복잡한 이슈이며 시장에 사람들이 원하는 것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린다"라고 말했다.

미 상원 무역위원회의 척 클래슬리(공화당) 위원장은 중국이 대화가 건설적이었다고 표현한 부문은 그대로 받아들일 것이라며 "최근까지 나온 뉴스로 볼 때 (협상이) 긍정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WSJ은 중국이 미국 농산물 구매 약속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수치를 명문화하는 것을 꺼리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양측이 1단계 무역 합의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밝히면서 중국이 매년 500억달러에 달하는 농산물을 사들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 수치를 포기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의 주된 표밭인 농업지대의 지지를 끌어내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성과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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