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20일 아시아 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미국 상원이 이른바 '홍콩 인권법안'을 통과시킨 여파로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강해지면서 하락하고 있다.

이날 오후 2시 30분 현재 달러-엔 환율은 뉴욕 전장 대비 0.068엔(0.06%) 내린 108.484엔을 기록하고 있다. 유로-엔 환율도 0.10엔(0.08%) 하락한 120.15엔을 기록 중이다.

미국 의회 상원이 홍콩 인권법을 승인하자 중국 정부가 이를 중단하지 않으면 강력히 반격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으면서 위험 회피 심리가 급속히 퍼졌다.

미국 상원은 이날 만장일치로 홍콩인의 인권 보호를 목적으로 한 '홍콩 인권 및 민주주의 법안'을 통과시켰다. 앞서 하원이 자체 발의한 홍콩 인권법을 통과시킨 데 이어 상원도 보조를 맞춘 것이다.

홍콩 인권법안은 미국 국무부가 매년 홍콩의 자치 수준을 평가해 홍콩이 경제·통상에서 누리는 특별 지위를 재검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동시에 홍콩의 인권을 억압하는 개인은 미국 대통령이 제재를 가할 수 있도록 했다.

해당 소식이 나오면서 달러-엔 환율은 장 중 낙폭을 확대했고 아시아 증시에서도 일본 닛케이225지수가 1% 가까이 하락하는 등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강해졌다.

중국 정부는 미국 상원의 이 같은 결정에 즉각 반발하며 강경 대응을 예고한 만큼 위험 회피 심리는 쉽게 걷히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성명에서 "미국 상원이 법안을 통과 시켜 홍콩에 공공연히 개입하고 중국 내정에 간섭한 것을 두고 강력히 규탄하며 반대한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는 "벼랑 끝에서 말 고삐를 잡으라"고 경고하며 "만약 미국이 고집대로 한다면 중국은 주권과 안보, 발전이익을 지키고자 반드시 강력한 조치로 단호히 반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장은 홍콩 인권법 자체보다 이 법안을 계기로 미국과 중국 간 무역 협상에 차질이 빚어지진 않을지 우려하는 분위기다. 기존 관세 철폐를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의 입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홍콩 인권법을 두고 양측이 더 첨예하게 대립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윌버 로스 미국 상무부 장관은 이날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미·중 1단계 무역 협상이 막바지 '미세조정' 단계에 있지만 마무리된 것은 아니라며 협상이 결렬돼도 상관없다는 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홍콩 문제로 역외에서 거래되는 위안화 가치도 하락했다.

역외 시장의 달러-위안 환율은 0.0041위안(0.06%) 오른 7.0324위안, 호주달러-달러 환율은 0.0011달러(0.16%) 하락한 0.6815달러를 가리켰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ICE 달러지수는 상승세다.

일본의 10월 수출 속보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2%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일본 재무성이 이날 발표했다. 이는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3.8% 감소를 크게 밑도는 수치다.

일본 수출의 감소 흐름은 지난 2015년 10월부터 2016년 11월까지 이어진 14개월 연속 수출 감소세 이후 가장 길다.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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