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의 양방향 재료가 소진되면서 본격적인 연말 분위기가 나고 있다.

은행마다 결산 회계 시기가 조금씩 다르지만, 연말로 갈수록 포지션플레이 둔화와 거래량 감소가 두드러지고 있어서다.

20일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 거래량은 이번 주 들어 2거래일 연속으로 하루 50억 달러대에 머물렀다.

지난 18일 55억9천만 달러, 전일 59억5천900만 달러로 올해 전체 일평균 거래량 70억1천100만 달러에 크게 미치지 못한 셈이다.

미중 무역 협상에 대한 기대와 실망이 반복되면서 이달 초만 해도 일평균 72억 달러대를 웃돌며 활발한 거래를 이어나갔지만, 점차 통상적인 연말 분위기로 접어들고 있다.

장중 변동폭 또한 지난 15일 4.80원을 나타낸 후 이날까지 3일 연속으로 축소되는 모습이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미중 무역 협상이 현재 진행형인 만큼 실질적인 타결 혹은 결렬 소식이 들리기 전까지 달러-원 환율이 둔감한 모습을 나타낼 것으로 봤다.

미중 합의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중간에 '노이즈'로 나오는 고위 당국자들의 발언에 가격이 크게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현재로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달 3~4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영국 런던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만날 가능성이 크다.

미 재무부의 환율보고서도 나오지 않고 있는 데다 홍콩 사태에 대한 금융시장의 패닉도 크게 번지지 않아 달러-원 환율이 위든 아래든 움직일 여지는 크지 않다.

미국 상원이 만장일치로 홍콩의 인권을 보호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 '홍콩 인권 및 민주주의 법안'을 가결시켰으나 향후 홍콩 사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직접적인 언급이 없는 한 크게 가격 변수로 작동하진 않고 있다.

한 외환시장 참가자는 "통상적으로 연말이 되면 은행들이 회계 결산에 들어가면서 거래량이 줄어드는 게 맞다"며 "이달 초만 해도 가격이 많이 움직이면서 거래가 활발했는데 재료가 계속해서 겹치다 보니 시장 참가자들 활력이 떨어졌고 이번 주 특히 거래가 많지 않다"고 말했다.

서울환시 외환딜러들은 내년도 결산 준비에 들어가면서 연말 휴가를 준비 중이다.

A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일본계 은행이 보통 3월에 결산하는 것을 제외하면 대부분 은행이 12월 전에 북클로징에 들어간다"며 "연말 모드로 들어가면서 미중 무역 합의 관련 발언에 민감도가 확실히 떨어졌고 점점 협상이 늘어지면서 가격 움직임이 약해졌다"고 말했다.

B시중은행의 콥딜러도 "미중 무역 협상이 깨지지 않는 한 별 다른 이슈는 없어 보이고 달러-원 환율은 1,150~1,160원 사이에서 변화 없는 움직임을 이어갈 것"이라며 "지금 상황에서 수급도 많지 않고 포지션플레이도 거의 안 하고 있어 대부분 휴가 갈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향후 미중 무역 합의가 최종적으로 합의될 경우 달러-원 환율은 10원 이상 하락할 여지는 남아 있다고 전망했다.

C시중은행 외환딜러는 "현재로선 미중 무역 합의가 가장 큰 테마인데 양측이 합의를 깰 생각은 없어 보인다"며 "다음 달까지 쭉 진행할 이슈인데 최종적으로 합의가 된다면 현 수준에서 10원 이상 하락할 재료고 1,150원 초반까지 더 밀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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