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0일 아시아 주요증시는 미국과 중국이 홍콩 인권법안을 놓고 충돌하면서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미국 상원이 이른바 홍콩 인권법안을 만장일치로 가결하자 중국에서 즉각 반발하는 등 홍콩 문제로 양국이 충돌하면서 무역합의를 놓고도 부정적 기류가 조성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 일본 = 도쿄증시는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협상 타결에 대한 우려가 커져 하락 마감했다. 미 의회의 홍콩 인권법 승인이 경계감을 키웠다.

닛케이225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44.08포인트(0.62%) 내린 23,148.57을 기록했다.

토픽스지수는 5.62포인트(0.33%) 하락한 1,691.11에 장을 마감했다.

하락 출발한 두 지수는 장 초반 오름세를 보이다가 내림세로 전환한 뒤 크게 변동하지 않았다.

장중에 미국 상원이 이른바 '홍콩 인권법'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키자 위험회피 심리가 강해졌다.

관련 뉴스가 나온 후 중국 외교부가 곧바로 "중국은 이를 강력히 규탄하고 단호하게 반대한다"고 맞받아치자 현재 진행 중인 양국의 1단계 무역합의가 불발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확대됐다.

윌버 로스 미국 상무부 장관이 폭스 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무역 협상이 미세조정되고 있다며 타결을 낙관했지만, 투자심리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다.

간밤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각 회의에서 "만약 우리가 중국과 협상을 타결하지 못한다면 관세를 더 올릴 것"이라고 경고한 점도 불안감을 자극했다.

시장은 홍콩 사태를 둘러싼 국제정세가 미·중 무역협상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날 밤 공개되는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도 향후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재무성이 이날 발표한 10월 무역수지도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일본의 10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2% 줄어, 전문가 전망치 3.8% 감소보다 부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안전자산인 엔화는 강세를 나타냈다.

도쿄증시 마감 무렵 달러-엔 환율은 0.028엔(0.03%) 하락한 108.524엔을 기록했다.

이날 일본 증시 내림세는 금융주와 전자제품 관련주가 주도했다.

개별종목별로는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이 1.36% 내렸고, 소니는 0.85% 하락했다.



◇ 대만 = 대만증시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합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하락했다.

이날 대만 가권지수는 전장대비 25.20포인트(0.22%) 내린 11,631.20에 장을 마쳤다.

소폭 밀린 채로 출발한 지수는 마감까지 약세장에 머물렀다.

미국과 중국이 무역합의에 대해 비관적인 발언을 내놓으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내각 회의에서 중국과 무역합의에 대해 타결하지 못한다면 관세를 더 올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중국은, 내가 좋아하는 합의를 해야 할 것"이며 "그들이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그걸로 끝이다(that's it)"라고 말하기도 했다.

중국 측에서도 무역합의에 대한 우려를 키우는 발언이 나왔다.

글로벌타임스의 후시진(胡錫進) 편집장은 자신의 트위터에 트럼프가 중국이 경제부진으로 결정적인 양보를 할 것으로 기대한다면 `이방카가 대통령이 될 때까지 무역합의를 기다려야 할 것'이라는 엄포성 글을 올렸다.

양국이 홍콩인권법안을 둘러싸고 대립하고 있는 점도 주가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전날 미국 상원은 만장일치로 홍콩인권법안을 통과시켰고, 중국은 이를 강하게 규탄하며 법안 중단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반격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시가총액 1위인 TSMC는 0.5% 내리고, 정유·화학업종인 포모사석유화학은 0.6% 올랐다.



◇ 중국 = 중국증시는 홍콩을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 간의 갈등이 고조되면서 하락했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전장 대비 22.94포인트(0.78%) 하락한 2,911.05에 장을 마쳤다.

선전종합지수는 전장 대비 11.64포인트(0.71%) 내린 1,635.16에 마감했다.

미국 상원이 지난 19일(현지시간) '홍콩 인권 민주주의 법안'(이하 홍콩 인권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키면서 미국과 중국 간의 갈등이 고조된 것이 투자심리를 냉각시켰다.

상원 가결에 따라 홍콩 인권법안은 이미 자체적으로 홍콩의 민주화 시위를 지지, 지원하는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던 하원에 넘겨진다.

중국 외교부는 미국 상원의 홍콩 인권법안 승인을 강력히 규탄하고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날 신화통신 보도에 따르면 중국 외교부는 "미국은 홍콩 인권법안을 통과시킨 것을 멈추고 더는 중국과 홍콩의 내정에 간섭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계속 독자적으로 나아간다면 중국은 이에 단호히 대항하고 중국의 국가 주권과 안보, 개발이익을 수호할 수 있는 효과적인 조치를 내놓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은 미국과 중국이 1단계 무역 협상의 막바지에 이른 시점에 상원이 홍콩 인권법을 승인한 것은 새로운 난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무역협상과 관련해 긍정적 소식도 나왔다.

윌버 로스 미국 상무부 장관은 19일 미국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미·중 무역 협상이 현재 '미세조정' 단계에 있다"며 "분명히 거기엔 어느 정도 희망이 있다고 생각하고 우리가 뭔가 해낼 수 있다는 것을 낙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민은행이 사실상 대출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Loan Prime Rate)를 인하한 것도 낙폭을 제한하는 데 도움을 줬다.

인민은행은 이날 1년 만기 LPR과 5년 만기 LPR를 각각 4.15%와 4.80%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달 1년 만기 LPR, 5년 만기 LPR 보다 5bp씩 낮아진 것이다.

이날 인민은행은 역환매조건부채권(역RP)을 통한 공개시장조작에는 나서지 않았다.

업종별로는 살펴봤을 때는 금융주가 하락세를 견인했다.



◇ 홍콩 = 홍콩증시는 미국 상원이 가결한 홍콩 인권법안을 두고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고조돼 하락했다.

항셍지수는 전장대비 204.19포인트(0.75%) 하락한 26,889.61에 마쳤고, H지수는 77.05포인트(0.72%) 밀린 10,619.51에 장을 마감했다.

중국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홍콩 인권법안을 서명해 법제화하면 보복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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