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은실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미래에셋그룹과 박현주 회장의 검찰 고발을 검토하면서 미래에셋대우의 사업 확장에 빨간불이 켜졌다.

미래에셋대우는 최근 미국 고급 호텔 매입과 아시아나 인수전에 뛰어드는 등 적극적으로 투자처를 확대하며 자본 기준 증권업계 1위의 입지를 굳혀왔다.

그러나 그룹 총수인 박 회장의 검찰 고발 가능성이 커지면서 단기금융업을 비롯한 새로운 사업 진출이 발목을 잡히게 됐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는 최근 공정위로부터 총수 일가 사익편취 관련 제재 및 검찰 고발 등을 담은 심사 보고서를 받았다.

미래에셋은 향후 보고서를 검토해 정해진 절차에 따라 의견서를 제출할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내년 초에는 공정위 전원회의에서 관련 내용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재작년 말 공정위의 미래에셋그룹에 대한 조사가 시작되면서 단기금융업 진출에 제동이 걸렸다.

공정위는 미래에셋컨설팅을 중심으로 한 비정상적인 그룹 지배구조에 주목했다.

박 회장 등 총수 일가의 미래에셋컨설팅 지분은 90%가 넘는다.

미래에셋대우와 미래에셋생명 등 계열사들이 실질적으로 박 회장 일가의 회사이면서 지주사 역할을 하는 미래에셋컨설팅에 '일감 몰아주기' 등 내부거래를 해왔다는 것이 공정위의 판단이다.

금융투자업계는 박 회장의 검찰 고발이 이뤄지면 최근 다양한 투자처로 영역을 넓히고 있는 미래에셋의 사업 행보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자기자본 9조원으로 독보적인 업계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음에도 공정위 조사 때문에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KB증권에 먼저 발행 어음 시장 진출 순서를 내준 바 있다.

앞으로도 공정위가 제기한 문제가 완전히 해소될 때까지 새로운 사업 진출은 어렵게 된다.

미래에셋은 단기금융업 인가 외에도 다양한 투자처를 확보하며 사업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안방보험이 소유한 미국 고급 호텔 15곳에 대한 약 7조원 규모의 인수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미래에셋은 인수 과정에서 일부 호텔의 소유권에 문제가 발생해 인수 시기는 내년 상반기까지 지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계약에 포함된 호텔은 미국 주요 도시에 위치한 포시즌스 호텔과 JW메리어트 에섹스 하우스 호텔, 웨스틴 호텔 등이다.

미래에셋대우는 또 HDC현대산업개발과 컨소시엄으로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참여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시장 일각에서는 미래에셋대우가 장기적으로 아시아나 경영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미래에셋대우는 이번 인수전에서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했을 뿐 아시아나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을 방침을 여러 차례 밝혔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박 회장이 지난해 홍콩 글로벌 회장으로 직함을 바꿨지만, 미래에셋의 모든 투자와 사업 전략에 박 회장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박 회장이 실제로 검찰 고발을 당하게 된다면 향후 미래에셋의 투자 방향성이나 전략 등에도 당연히 영향을 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금융회사 회사의 대주주가 검찰 고발을 당하게 되면 그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기 전까지 새로운 인가 절차는 중단된다"며 "미래에셋의 경우 공정위가 최종적으로 어떻게 결정할지 지켜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미래에셋 측은 공정위가 지적한 사익편취 혐의에 대해 부인하고 있으며 관련 절차에 따라 소명할 방침이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향후 공정위 전원회의 과정에서 충분히 소명할 계획"이라며 "단기금융업 사업 진출은 당장 어려워질 수 있겠지만 다른 사업 분야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s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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