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대체투자 '큰 손' 공제회들이 유럽 투자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환헤지 시 유로존에서는 투자수익률에 더해 외환 프리미엄까지 얻을 수 있어 공제회들이 유럽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추세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행정공제회는 덴마크연금펀드(PFA)와 지난달 공동투자 협약을 맺고, 유럽 대체투자 '교두보'를 확보했다.

행정공제회는 PFA와 함께 유럽 지역 투자를 위한 9천억원 규모의 공동 투자 펀드를 조성하며, 물류와 인프라 관련 자산에 투자할 예정이다.

행정공제회는 유럽 대체투자 자산에 부동산과 인프라, 기업투자 등 총 1조528억원을 투자하고 있는데, 향후 투자 규모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군인공제회는 프랑스 라데팡스 지역의 투어유럽 오피스 빌딩에 총 300억원을 투자하기로 지난달 결정했다. 경찰공제회도 프랑스 파리의 크리스탈파크 오피스 빌딩에 국내 다른 기관투자자들과 함께 올해 하반기 300억원 투자를 결정했다.

공제회들이 유럽 투자 비중을 늘리는 이유는 환헤지 프리미엄 때문이다. 대부분의 공제회는 리스크관리 차원에서 대체투자 환헤지를 진행하고 있는데, 유럽 지역에 투자하면 외환 프리미엄을 통해 추가로 이득을 얻을 수 있다.

국민연금의 경우 대체투자에 있어서 환 헤지를 않고 있는데, 대체투자 자산만 올해 8월 말 기준 82조6천억원에 달해 통화 지역 다각화를 통한 리스크 관리가 가능한 수준이다.

기관투자자들이 통상적으로 유럽 대체 자산에 투자할 때 달러를 거쳐 유로로 사들이는 과정을 거친다. 달러와 원화 간 환 헤지에서는 스와프 마이너스(-)로 손해를 보지만, 달러로 유로화를 매입할 때는 유로존 금리가 미국보다 낮으므로 이득을 내 총 거래에서는 환 헤지 프리미엄을 기대할 수 있다.

달러와 원화 간 1년 스와프 레이트는 약 -1.22%지만 유로와 원화 간 1년 스와프 레이트는 약 1.2% 수준이다.

대체투자 쏠림 현상으로 투자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100bp가 넘는 추가 수익을 유럽 투자를 통해 얻을 수 있기 때문에 공제회들이 유럽 자산을 선호하고 있다.

반면 유럽 부동산 등 대체투자에 기관들이 몰리면서 과열 우려도 나오고 있다. 투자자산이 특정 지역과 시점에 쏠리면 경기 둔화 시 유동성이 떨어져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다.

KB증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한국 투자자의 유럽 부동산 투자는 미국의 2.2배로 이례적인 상황이다. 한국 투자자는 올해 전체 유럽 부동산 투자의 12%를 차지했다. 한국 투자자의 유럽 부동산투자는 지난해 약 60억5천만 달러였지만 올해는 150억9천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기금 관계자는 "공제회들이 최근에는 주로 미국 등 북미 대체투자 자산보다는 유럽 투자를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산운용부 홍경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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