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연기금과 보험사 등 장기투자기관이 이달 주택저당증권(MBS)을 1조원 넘게 사들였다. 안심전환대출발(發) MBS 공급우려가 나오는 상황에서 장투기관이 MBS를 적지 않게 사들여 시장 관심을 끌고 있다.

시장에서는 MBS 금리가 매력적이라 장투기관이 매수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MBS 공급 우려가 시장에 선반영된 점이 영향을 미쳤다는 진단도 나온다. 금리 고점 인식에 따라 MBS를 매수한 측면이 있다는 시각도 있다.

21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연기금과 보험사는 이달 초부터 19일까지 MBS 1조1천326억원을 매수했다.

같은 기간 MBS 발행액이 2조7천707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장투기관이 MBS 발행물량의 41%를 사들인 셈이다.

앞서 시장 일각에서는 안심전환대출발 MBS 공급 우려로 장투기관의 MBS 매수 강도가 약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금융당국은 지난 8월 말 변동금리·준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을 최저 1%대 고정금리 상품으로 갈아탈 수 있는 '서민형 안심전환대출' 출시계획을 발표했다.

안심전환대출 신청결과, 약 63만5천건(73조9천억원)이 접수됐다. 금융당국은 공급규모를 당초 계획인 20조원으로 정했다. MBS 발행은 내달부터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장투기관이 MBS 매수에 나선 것을 두고 전문가는 MBS 금리가 높은 편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MBS 금리가 매력적이라 장투기관이 매수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이달 8일 발행된 MBS 10년물 금리는 2.122%다. 같은 기준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1.800%다. MBS 금리가 32.2bp 높다.

반면 지난 8월 23일 10년물 기준 국고채와 MBS 금리차는 12.8bp에 불과하다.

한국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지난 8월 말 MBS가 미매각됐을 때 응찰률이 100%가 안 됐다"며 "이달 MBS 응찰률은 300~400%를 기록할 정도로 시장 반응이 좋았다"고 전했다.

MBS 공급우려가 시장에 선반영된 만큼 실제 MBS 발행에 따른 금리상승 리스크가 제한적이라는 진단도 있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운용역은 "수급부담 악재는 다음 달 MBS 발행시작을 거치면서 단계적으로 해결될 것"이라며 "공급충격 우려는 물량이 유입되기 전에 있는 것이다. 실제 발행이 시작되면 재료 영향력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 고점 인식에 따라 장투기관이 MBS 매수에 나선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김지만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달 채권시장에서 저가 매수가 꾸준히 있었다"며 "지난주부터는 시장이 오전에 약하고 오후에 강하게 끝나는 모습도 나타났다"고 했다.

그는 "이는 금리가 오를 만큼 올랐다고 보는 것"이라며 "내달 국고채 발행도 많지 않을 것이라 수급상 우려가 크지 않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달 장투기관이 MBS 1조원을 매수하는 동시에 8천억원 넘게 순매도해 부담이 덜 하는 분석도 제기된다. 실제 장투기관의 MBS 순매수는 2천526억원이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연기금과 보험사는 이달 발행된 MBS를 집중적으로 매수했다"며 "동시에 2014~2018년 발행된 MBS를 매도했다"고 말했다.

yg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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