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5일 관세 부과 가능성 커져

잡음 상당해…대선 정국 가면 중국 주도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월가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합의가 연내 타결되기 어렵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무역 합의 결렬 위험이 2주 전보다 커졌다고 우려했다.

20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펀드스트랫의 톰 블록 워싱턴 전략가는 "12월 15일 관세는 1단계 합의가 달성되거나 혹은 합의에 가까워졌을 경우에만 철회될 수 있을 것"이라며 "(타결) 가능성이 50대 50을 넘을 것으로 생각되지 않는다. 가능성은 매일 바뀐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오늘 위험은 2주 전보다 더 커졌다"고 말했다.

미 상원과 하원이 전날과 이날 홍콩 인권법을 통과시키고, 이에 중국이 크게 반발하면서 미·중 무역 합의가 결렬될 위험도 커졌다.

외신들은 소식통을 인용해 1단계 무역 합의가 내년으로 미뤄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스캔들을 둘러싼 탄핵 청문회도 불확실성을 가중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탄핵 청문회가 그동안 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궁지에 몰릴수록 무역 협상에서 중국의 입지가 강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블록 전략가는 홍콩 사태가 악화해 톈안먼 사건과 같은 상황이 펼쳐진다면 "무역 합의가 훨씬 더 어렵게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만 탄핵을 이유로 무역 협상을 내동댕이치지는 않을 것이라며 "중국인들은 매우 똑똑하고 정교하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무역 합의 논의 과정에서 상반된 소식이 계속 나오는 등 잡음이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BMO의 존 힐 금리 전략가는 "1단계 합의가 완료된 합의가 아니라는 위험이 항상 있었다"라며 "대통령이 지난주 그와 같은 말을 했으며, 잡음이 계속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S&P500지수가 역대 최고치에서 1% 낮은 수준이다. 이는 정확히 말해 극단적인 우려가 반영된 것은 아니다. 잡음이 상당한 상황이며 30분 내에 몇 가지 상반된 소식들이 (또)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보고서에서 의회가 홍콩 인권법을 통과시키면서 무역 협상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증가했다며 "무역 합의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중국 당국자들이 1단계 합의의 일환으로 관세 축소를 언급한 만큼 일부 관세가 철회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각 회의에서 중국과 합의가 달성되지 않을 경우 관세를 인상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중국이 무역 협상에서 자신이 원한 수준까지 다가오지 않았다며 자신보다 중국이 합의를 더 원한다고 주장했다.

블리클리 어드바이저리 그룹의 피터 부크바 최고투자 책임자는 "1단계 합의까지 이 정도 시간이 걸리면 2단계는 내년에나 시작될 것"이라며 "2020년에 대선이 주된 이슈가 되면 중국은 자신들이 카드를 쥐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 1단계 무역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힌 이후 협상 서명 장소로 예상됐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가 무산되면서 합의 지연 가능성이 계속 제기돼왔다.

문제는 1단계 합의보다 더 민감한 이슈는 2단계나 이후 협상으로 미뤄왔다는 점에서 양측의 완전한 무역합의 타결 가능성은 더욱 요원해진 상태다.

전문가들은 무역전쟁이 경기 둔화를 악화하고 역내 소비자들에게 타격을 줘온 만큼 양측이 대화를 지속해 합의를 끝내기를 원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도 정치적으로 진전된 결과를 내놓아 내년 대선에서 주요 치적으로 자랑하길 원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중국 역시 경제 성장률이 계속 둔화하고 있어 이를 상쇄하기 위해서는 무역 합의가 최선인 상황이다.

블록 전략가는 "트럼프가 합의를 원한다는 점에서 합의 가능성이 높지만, 어떤 대가를 치르고라도 이를 달성하고 싶어하진 않은 것 같다"라며 "트럼프는 선거 유세장에서 그가 볼 수 있는 렌즈를 통해서 모든 것을 보고 있다. 협상이 박수갈채를 뺏어가면, 이는 도를 넘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블록은 "선거가 끝날 때까지 2단계 협상이 이뤄지기 힘들 것"이라며 2단계에 대한 것을 검토하기는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BMO의 힐 전략가는 "헤드라인에 근거해 확신을 갖기란 누구에게나 어렵다"라며 다만 낙관론이 시장에서 점차 사라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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