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국내 대형 증권사들의 순자본비율(NCR)이 감소하면서 투자 여력에 대한 우려가 불거지고 있다.

순자본비율(NCR)은 영업용순자본에서 총위험액을 뺀 순자본이 필요유지 자기자본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

자산의 즉시 현금화 가능 여부 등을 기준으로 평가하는 금융투자회사의 대표적인 재무건전성 지표다.

21일 증권사별 NCR 공시에 따르면 메리츠종금증권은 순자본비율이 817.48%로 전분기 991.98%보다 17.59% 감소했다.

잉여자본도 1조1천4억5백만원으로 직전분기 1조3천335억원대보다 17.59% 낮아졌다. 총위험액은 1조9천899억4천100만원으로 전분기보다 14.76% 늘었다.

지난 2분기에는 순자본비율이 무려 50.43%나 높아진 바 있지만 3분기에는 감소했다.

NH투자증권은 9월말 순자본비율이 1,080.24%, 잉여자본은 1조4천12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분기 1,424.15%와 잉여자본 1조8천617억원에 비해 20% 이상 낮아진 수준이다.

한국투자증권은 3분기 882.78%의 순자본비율과 1조1천849억원의 잉여자본을 기록했다. 이는 전분기 883.11%와 1조1천854억원에 비해 소폭 줄어든 수준이다.

미래에셋대우 역시 순자본비율이 감소했다.

NCR은 6월말 2,046.2%였으나 9월말에는 2,033.7%로 내렸고, 잉여자본은 2조7천464억4천700만원에서 2조7천297억4천300만원으로 줄었다.

반면, 삼성증권과 KB증권의 3분기 순자본비율은 높아졌다.

삼성증권은 1,298.72%로 전분기 1,124.34%보다 증가했다. 잉여자본도 1조6천886억6천400만원으로 전분기 1조4천638억9천400만원에 비해 늘었다.

KB증권도 순자본비율이 높아졌다. 6월말 1,299.43% 수준이던 순자본비율은 9월말 1,402.28%로 올랐다. 잉여자본도 1조7천441억5천900만원에서 1조8천822억1천100만원으로 늘었다.

증시 전문가들은 최근 자본비율이 하락한 증권사들의 추가 투자 여력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순자본비율의 변동은 주목할 만하다고 봤다.

증권사의 NCR은 시장 및 신용위험액이 빠르게 늘면서 하락했다.

부동산 투자금융(IB)이 늘어난 데다 집합투자증권 위험 등이 합쳐지면서 신용위험액이 증가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증권사들의 채무보증규모가 빠르게 증가하는 구간에서 신용위험액이 빠르게 증가했으며 시장위험액은 2016년 이후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며 "증권사의 IB딜 확대는 신용위험액 증가로, 증권사의 부동산 PI투자와 미매각 수익증권 증가는 시장위험액 증가로 연결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NCR이 하락했다고 해도 투자 여력이 개선될 가능성은 열려있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최근 카카오은행 대주주로 지분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한국금융지주에서 한투증권으로 7천770억원의 유상증자가 이뤄진 점이 NCR 상승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됐다.

증시 일각에서는 증권업계 채무보증 비율이 상승하고 있지만 자산건전성이 오히려 개선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국내 증권업계 고정이하자산비율은 2012년 5% 수준이었으나 갈수록 하락해 올해 6월말 기준으로는 0.7%까지 낮아졌다"며 "우량 물건 위주의 투자 규모 확대와 동시에 선제적 부실자산 정리가 진행된 것으로 이는 국내 증권업계 투자 역량이 이전보다 크게 향상된 결과"라고 짚었다.

아울러 "리스크 관리 능력이 높은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의 대형증권사 고정이하 비율이 더 낮은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신NCR기준이 도입됐음에도 여전히 신용등급 변동 요건 등에 구NCR이 적용되는데 대한 일부 증권사들의 불만도 적지 않다.

구NCR은 규제상 150% 미만이면 경영개선 권고사항이었으나 2016년 이후 적용되고 있지 않다. 현재 적용되는 신NCR은 대부분의 대형증권사가 1,000% 이상이다.

김고은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최근 대두되는 기업금융 한도 이슈는 신용평가사가 구NCR을 신용등급 변동요건으로 보기 때문"이라며 "과거 주력이었던 중개 위주의 비즈니스 비중이 높을수록 구NCR이 높게 나타나는데 중개마진이 감소하고, 투자은행 역할이 커지는 최근 상황에서 적절치 못한 지표"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기업금융 관련 자산 셀다운을 늘리거나 후순위채 발행 등을 통해 대응할 가능성이 커 기업금융 총량은 줄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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