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한국은행이 창립 70주년을 앞두고 변화를 꾀하고 있다.

2030 세대와 함께 향후 10년간 한국은행의 미래를 고민하고, 새로운 길을 찾아보려는 움직임이다.

2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은은 내년 6월까지 활동하는 '전략 2030'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이주열 총재 연임 후 추진하고 있는 '변화와 혁신'의 연장 선상에서 진행되는 이번 TF는 총 27명이 활동한다. 이 중 20~30대 직원이 전체 인원의 33%인 9명으로 꾸려졌다.

창립 70주년인 2020년 6월에 발표될 '전략 2030'은 2020년부터 2030년까지 10년의 장기적 전략을 수립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와 동시에 20·30세대가 주축이 되어 장기 전략을 설계한다는 의미도 들어간다.

중앙은행은 금융위기 이후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 미국을 비롯해 주요 선진국은 제로금리, 마이너스 금리 시대를 맞이했다. 가보지 않은 길이다. 십수 년째 통화 완화정책을 실행하면서도 주요국 통화정책 목표인 물가 안정을 제대로 이뤄낸 국가를 찾아보기 어려운 것도 현실이다.

통화정책 여력이 줄어들면서 각 중앙은행의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고민은 더 커지고 있다. 경제는 심리기 때문에 통화정책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더 세밀한 통화정책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는 게 글로벌 중앙은행의 인식이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당초 연 4회였던 연준 의장의 기자간담회를 올해부터는 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로 확대했다.

한은 역시 커뮤니케이션 확대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통화정책 회의를 연 8회로 줄이는 대신 금통위원 기자간담회를 열어 개별 금통위원의 견해를 직접 들을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또, 올해부터는 물가안정 목표 설명회를 연 2회 주기적으로 열어 물가 안정 상황을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런데도 한은 안팎에서는 한은이 더 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저성장 저물가가 고착화하는 시기일수록 경제정책이 더 세밀하게 이뤄져야 하고, 정치적으로 독립적인 중앙은행이 경제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제언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한은의 대외 위상을 높이고 통화정책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데는 반론의 여지가 없다. 커뮤니케이션 방법에 대한 세대 간 인식 차를 줄이고 2030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전략을 세우기 위한 토론의 장이 필요했다는 게 한은의 생각이다.

TF에서 활동하는 이들 밀레니얼 세대 직원들은 또래 행원들에게 다양한 의견을 받아 이를 TF 논의에 반영하고 있다. TF는 지난 10월 열린 한은 확대간부회의에서 TF의 활동 상황과 고민 등에 대해 발표했고, 뜨거운 호응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한은 관계자는 "그동안은 장기 전략을 세울 때 40대 이상 직원이 주축이 됐었지만, 결국 전략을 실행하는 단계에서는 20~30대가 주축이 되지 않겠냐"며 "중앙은행이 많은 도전을 받는 만큼, 젊은 세대와 함께 나아갈 방향을 고민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봤다"고 말했다.

syj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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