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달러-원 환율이 류허 중국 부총리의 미중 협상 낙관 발언에도 외국인의 달러 선물 매수 등으로 큰 폭으로 상승했다.

2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일보다 8.00원 상승한 1,178.10원에 마감했다.

미중 무역 협상 연기 전망과 함께 시장 불확실성이 강해진 가운데 미 상원에 이어 하원이 홍콩 인권법안을 통과시켜 갈등이 가중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각) 텍사스 오스틴 애플 조립공장을 찾은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내가 원하는 수준까지 그들이 다가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오전 11시 25분께 류허 중국 부총리는 미중 협상에 대해 조심스럽게 낙관한다는 발언을 하면서 달러-위안(CNH) 환율이 7.04위안 아래로 상승폭을 줄이기도 했으나 장 후반부 달러-원은 다시 상승폭을 키웠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를 하루 앞두고 지정학적 리스크도 불거졌다.

코스피가 1% 이상 큰 폭 하락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주식 순매도가 이어졌고, 통화선물 시장에서도 외국인들은 약 4만5천 계약을 순매수해 달러-원 환율을 끌어올렸다.

◇ 22일 전망

외환딜러들은 달러-원 환율이 1,176.00∼1,183.00원에서 등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은 펀더멘털 우려와 미중 무역 협상 및 홍콩 관련 불확실성으로 1,180원대 초반까지는 추가로 상단을 열어야 한다고 봤다.

A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외국인이 달러 선물을 4만5천 계약 매수한 것으로 보면 지소미아 종료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미 하원에서 홍콩 인권법안을 통과시켰고 중국에서 반발하면서 숏커버도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류허 부총리 발언으로 진정되는 듯 했으나 달러-원 방향이 위쪽으로 꺾인 게 사실"이라며 "네고 물량이 어제 많이 소진돼 1,180원대 초반까지도 상승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B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주식 배당금 관련 역송금이 어제에 이어 이날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그 뿐 아니라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순매도가 워낙 많아 달러-원을 끌어올렸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다만 헤지펀드는 매도와 매수 양방향으로 나왔다"고 덧붙였다.

◇ 장중 동향

달러-원 환율은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 최종 호가를 반영해 전일 종가대비 2.40원 상승한 1,172.50원에 개장했다.

개장 이후 꾸준히 리스크오프가 이어지면서 상승폭을 키웠으나 점심시간 직전 나온 류허 부총리 발언에 잠깐 상승폭을 줄이기도 했다.

오후 들어 다시 외국인 달러 매수에 따라 고점을 높여 1,179.00원까지 추가 상승했다.

시장 평균환율(MAR)은 1,176.50원에 고시될 예정이다.

현물환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 양사를 합쳐 82억5천6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코스피는 전일보다 1.35% 내린 2,096.60, 코스닥은 2.14% 내린 635.99에 마감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5천707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했고, 코스닥에서는 43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서울 외환시장 마감 무렵 달러-엔 환율은 108.567엔, 엔-원 재정환율은 100엔당 1,085.13원이었다.

유로-달러 환율 1.10750달러, 달러 인덱스(G10)는 97.883을 나타냈다.

달러-위안(CNH) 환율은 7.0424위안이었다.

위안-원 직거래 환율은 1위안당 167.31원에 마감했다. 저점은 166.56원, 고점은 167.37원이었다.

거래량은 한국자금중개와 서울외국환중개를 합쳐 119억 위안이었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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