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전소영 기자 = "은행에서 고난도 사모펀드를 팔지 못하게 될 경우 고객은 증권사로 옮기려고 하겠죠. 은행, 증권이 한꺼번에 있는 지주사는 계열사끼리 고객이 옮겨가는 상황도 생길 수 있습니다"

한 금융지주 계열의 증권사 관계자는 이같이 말했다.

은행의 고난도 사모펀드 규제로 고객이 같은 계열인 증권사로 옮기는 상황에서 계열사간의 신경전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주가연계펀드(DLF) 규제로 고수익을 찾는 투자자들이 증권사로 눈을 돌리고 있다.

고객 접점 창구인 지점수가 많을수록, 은행과 증권이 합쳐진 대형 복합점포가 많은 증권사일수록 시장 점유율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9월 현재 국내 증권사의 지점 수는 총 908개다. 지난해 9월 1천41개에서 1년만에 133개 줄어들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어디서나 주식 거래가 가능해졌고 은행을 통해 보험과 펀드 등을 가입할 수 있게 되면서 국내 증권사의 지점은 꾸준하게 줄어드는 추세다. 2011년 1천778개였던 증권사 지점이 8년여만에 절반 수준으로 쪼그라든 셈이다.

금융위원회가 시중은행에서의 고난도 사모펀드 판매를 제한하면서 증권사의 지점 수가 펀드시장 점유율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내다봤다.

은행계열 증권사를 제외한 증권사 중에서 지점을 가장 많이 보유한 곳은 한국투자증권으로 88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87개 점포를 운영중이다.

금융당국이 은행에서의 고난도 사모펀드 판매를 제한했지만 은행-증권 복합점포에서 은행 직원이 고객을 증권 직원에게 소개하는 것은 가능하기 때문에 은행 계열 증권사가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자산관리 복합점포 70개, 신한금융지주는 은행과 증권을 통합한 프라이빗뱅킹(PB) 센터인 신한 PWM 센터 27개와 PWM 라운지 31개, 창조금융프라자 8개를 보유하고 있다. 하나금융지주는 은행증권을 합한 복합점포 23개, 은행증권보험을 합한 복합점포를 2개 총 25개를 운영중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판매 채널을 다양하게 보유한 증권사가 고난도 사모펀드 규제를 기회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은행에서 고난도 사모펀드를 팔지 못하게 됐지만 증권 채널에 소개는 해줄 수 있다"며 "은행계열 증권사는 복합점포 등으로 고객과의 접근성이 높은 편이기 때문에 이를 기회로 삼으려는 노력을 할 것이다"고 말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지점을 없애는 대신 상품을 만들어서 은행에 팔았던 중소 증권사는 판로를 잃은 셈"이라며 "해당 인력의 재편이 불가피하지 않을까 싶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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