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기획재정부가 다음 달 국고채 발행 규모를 크게 줄인 배경에 채권시장 참가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2일 기재부에 따르면 12월 중 경쟁입찰 방식으로 발행되는 국고채는 3조9천억원 규모다. 동일 방식의 이달 발행액(6조6천억 원)보다 40% 줄어든 수준이다.

발행 물량이 축소된 배경으로는 비경쟁인수가 꼽혔다.

이달 비경쟁인수 옵션으로 발행된 국고채는 1조9천90억 원에 달한다. PD 비경쟁인수 옵션은 5년을 제외한 전 구간에서 행사됐다.

30년물과 10년물은 각각 3천880억 원과 3천780억 원, 3년물은 2천930억 원, 20년물은 1천100억이 PD 비경쟁인수 방식으로 발행됐다. 스트립 조건부 비경쟁인수도 7천400억 원 이뤄졌다.

PD 비경쟁인수 옵션은 국고채 전문 딜러(PD)가 입찰 시 인수한 국고채의 일정 비율을 나중에 경쟁 없이 낙찰금리에 매수할 권리를 말한다. 비율은 5%에서 많게는 30%로, PD 평가에 따라 주어지는 비율은 다르다.

시장금리 상승 국면에서 별 효용이 없던 비경쟁인수 옵션의 가치가 최근 금리가 고점을 찍고 내리자 다시 부각된 것이다.

올해 금리 인하기를 맞은 채권시장 상황도 물량 축소를 가능케 한 배경이다.

6개월마다 지급하는 쿠폰 금리가 정해져 있는 상황에서 시장금리가 쿠폰금리를 밑으로 떨어지면 국고채의 가치는 액면가보다 오르게 된다. 기재부 입장에서는 동일 액면가 채권을 발행해도 수납되는 금액이 커지게 되는 셈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올해 금리 인하 과정에서 할증 발행된 금액이 있어서 한도 대비 덜 찍는다고 해도 당초 지출 계획을 맞추는 데 차질이 없다고 판단했다"며 발행 축소 배경을 설명했다.

내달 국고채 발행 계획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해당 재료가 시장에 선반영됐다는 판단에서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운용 본부장은 "물량 축소는 지난달 기재부가 한도를 다 채우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시장이 이미 반영한 재료다"며 "시장은 이보다 미·중 무역협상을 주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hwr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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