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시중은행의 자산담보기업어음(ABCP)과 양도성예금증서(CD) 발행 증가로 금리 급등세를 겪었던 단기 채권시장이 안정화되는 분위기다.

시중은행들은 ABCP 대신 대기업의 예금을 유치한 것으로 알려졌고, 금융당국이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을 예대율 규제상 대출에서 제외하기로 한 조치도 단기 시장의 숨통을 틔워줬다.

22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최근 급등세를 이어가던 CD 91일물 금리는 지난 11일 1.53%까지 오른 뒤 상승세가 멈췄다.

정기예금 ABCP 1년물의 발행금리도 며칠 사이 1~2bp 가량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신(新) 예대율' 규제 도입을 앞두고 예수금을 확보해야 하는 은행들이 ABCP와 CD 발행을 더 늘리는 대신 대기업 예금을 유치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단기채권시장의 한 관계자는 "은행들이 대기업에 금리를 높게 주면서 예금을 받았다"며 "이에 따라 ABCP를 급하게 모집할 이유가 없어졌고, 시장 상황을 보면서 발행하자는 분위기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예대율은 예수금 대비 대출금의 비율로, 예금이 증가하거나 대출이 줄어들면 비율이 하락한다. 시중은행은 신 예대율 규제상 예대율을 100% 이내로 관리해야 한다.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을 예대율 규제에서 면제하기로 한 당국의 조치도 단기시장 안정에 긍정적이다.

지난 11일 금융위원회는 원화 예대율 산정시 주택금융공사로 양도되는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을 제외하기로 한 규정 개정안을 고시했다.

은행으로서는 예대율 산정시 안심전환대출 공급 규모인 20조 원 만큼을 제외할 수 있기 때문에 예대율 규제를 만족시키기가 수월해진다.

다만 안심전환대출에 신청 금액이 74조원이나 몰려 심사가 지연되고 있는 점이 불안 요인이다. 현재 안심전환대출 심사에는 주택금융공사 직원뿐만 아니라 시중은행 인력까지 투입돼 심사 속도를 높이고 있다.

12월에 만기가 돌아오는 ABCP 물량도 여전히 많이 남아있다.

연합인포맥스 정기예금 유동화 은행별 연계현황(화면번호 4735)에 따르면 12월에 만기가 돌아오는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ABCP 규모는 11조9천244억 원이다.

11월 물량은 지난 1일 9조7천289억 원에서 전일 3조7천832억 원으로 줄어들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단기금리 시장은 12월 중순 이후부터 안정세에 접어들 것"이라며 "올해 정기예금 ABCP 만기 도래 정점은 12월 중순이고, 내년 연초부터는 만기도래 규모가 급감한다"고 설명했다.

단기채권시장 관계자는 "은행에서는 ABCP를 10~12월에 몰아서 발행하지 말자는 이야기도 나온다"며 "연말에 몰리면 금리가 상승하고, 은행도 발행 비용이 늘어나는데 굳이 그렇게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2월부터 발행을 꾸준히 늘리면 은행도 연말에 다급하게 발행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j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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