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NH농협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NPL)이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여신 등 자산을 평가할 때 수익뿐만 아니라 위험도까지 고려하는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등 리스크관리를 꾸준하게 해온 결과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농협은행은 위험가중자산이익률(RoRWA)에 이어 리스크관리 지표로 부도시익스포저이익률(RoEAD)를 도입했다. 올해부터는 본부에서만 운영했던 RoRWA 리스크관리 프로그램을 영업점까지 확대해서 운영 중이다.

일반적으로 은행들은 수익성을 계산할 때 총자산순이익률(ROA) 지표를 활용한다. 기업의 당기순이익을 총자산으로 나눈 수치다. 이 경우 미래에 부실이 예상되는 수익까지 포함해 계산돼 수익성 산출 시 위험도 고려는 배제된다.

반면 농협은행이 2년 전 도입한 RoRWA는 당기순이익에서 미래에 대한 예상 손실을 제외해서 계산한다. 현재보다 미래를 고려한 보수적인 내부관리 개념이다. 또 대출 종류의 위험 수준에 따라 가중치를 둔 위험가중자산을 분모로 둬 수익성 산출 시 리스크도 반영했다.

올해부터는 손익을 부도시익스포저로 나눈 RoEAD 지표를 도입해 RoRWA를 보완하고 있다. 해당 지표에는 부도가 발생할 때 노출되는 위험이 포함된다.

이는 단순기본자본비율을 제고하기 위해서다. 오는 2022년부터 새롭게 도입되는 바젤Ⅲ는 단순히 RWA가 아닌 위험을 감안하지 않은 익스포져 대비 수익성도 대응해서 봐야 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기 때문이다.

농협은행은 한때 과거 농협중앙회가 리스크관리 능력을 갖추지 못한 상태로 기업여신에 뛰어들어 부실채권 비율이 높다는 악평을 받았다. 2016년 국감에서 이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시중은행들은 조선·해운 여신을 줄이는데 농협은행은 늘려서 부실 급증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고 꼬집기도 했다.

그해 농협은행은 누적손실이나 잠재손실을 특정 회계연도에 몰아 한꺼번에 처리하는 빅 배스를 단행해 2015년 대비 조선·해운업에 대한 익스포저 규모를 1조1천932억원가량 줄이기도 했다.

이어 지난 2017년 이후 자산건전성을 본질적으로 높일 수 있는 리스크 체계 개선에 나선 것이다.

그 덕에 농협은행의 NPL은 2017년 1.03%에서 점차 줄어 작년 0.89%, 올해 3분기 말 기준으로는 0.75%를 기록했다. 특히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농협은행의 NPL은 신한은행보다 0.5%포인트 높았으나 올해 그 격차를 0.26%포인트까지 좁혔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총여신 중 3개월 이상 원리금이 연체된 여신채권인 고정이하여신이 차지하는 비율로서 은행의 자산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다.

농협은행 고위 관계자는 "자산건전성 제고를 위해 앞으로 경기가 안 좋아질 것을 대비해 지원할 수 있는 기업은 지원하지만 어려운 기업은 관리를 강화할 것"이라며 "성장 가능성이 높은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의 사업 분야 위주로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hr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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