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현대경제연구원이 수출 중심의 한국 경제가 내년에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연구원은 24일 발간한 경제 주평을 통해 내년 글로벌 및 한국 경제의 상황은 올해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대부분 산업의 단기적·중장기적 리스크가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연구원은 우선 내년 아시아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짐에 따라 아시아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가 불안을 겪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올해 1~9월간의 대 아시아 수출 비중이 60.7%에 달하는 한국의 경우 국내 수출 부진이 개선되기 위해서는 아시아 경제권의 성장이 중요하다.

국제통화기금(IMF)의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아시아 개도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6.0%로 올해의 5.9%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이 전망치는 다소 낙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또, 중국과 인도를 비롯한 주요 아시아 국가들의 경제성장률은 최근 급락하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중국의 경우 경제성장률이 분기당 0.2%포인트씩 빠르게 하락하며 향후 5%대의 성장률이 고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원은 아시아권에 대한 한국의 수출의존도가 절대적인 만큼, 아시아 성장 경로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한국의 수출 경기는 물론 경제 성장 자체가 심각한 위협을 받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한편 보호무역주의의 확산에 따른 글로벌 가치사슬의 약화도 국내 수출 산업에 어려움을 주는 요소로 분석됐다.

연구원은 세계 경제의 저성장 속 보호무역주의 흐름이 힘을 얻으면서 국제분업구조의 약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교역에서 중간재보다는 최종재가 중심적인 역할을 해 중간재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경우 어려움이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연구원은 이어 내년에는 국내 잠재성장률의 급락 및 저성장, 주력산업의 위기에 직면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육성하기 위한 정부와 민간의 노력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10년 후 미국과 같아지는 수준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반도체를 제외하고는 미래 성장을 견인할 주력 산업이 부재하고, 노동과 자본 투입의 저하로 생산성이 저하되기 때문이다.

연구원은 이에 따라 정부와 민간에서 기존 주력산업의 역할을 이어받을 수 있는 새로운 성장산업을 모색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질 것이라면서, 농수산식품, 생활소비재, 콘텐츠, 이차전지, 바이오·헬스 등의 분야는 경제 부진에도 성장 동력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원은 ▲소재·부품 산업의 활성화 ▲아시아 경제 불확실성과 수출 산업의 하방 리스크 ▲저성장 직면에 따른 차세대 주력산업의 모색 ▲인공지능 기술의 산업화 노력 증대 ▲글로벌 가치사슬 약화와 중간재 산업의 부침 ▲정부 재정 확대와 환경 산업의 도약 ▲산업 구조조정 압력 지속 ▲사회수요 증가에 따른 인프라 산업의 기회 확대 ▲학령인구 쇼크에 따른 교육 산업의 위기 ▲한류 확산과 한류 산업의 성장을 내년 산업경기의 10대 이슈로 꼽았다.

해당 단어의 영문자 첫 글자를 따 내년의 키워드는 '리스크를 관리하라'(MANAGE RISK)로 제시됐다.

연구원은 "내년 산업계의 화두는 '리스크를 관리하는 것'이 될 것이다"며 "이에 대한 적극적 대응 여부가 산업과 기업의 방향성을 결정지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hr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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