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청와대가 앞으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협상의 모든 것은 일본의 태도에 달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일 정부가 조율한 내용과 다른 사실을 발표하는 등 자극을 지속하지 말라고 엄중하게 경고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24일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가 열리는 부산 벡스코(BEXCO)에서 브리핑을 통해 "지소미아 연장과 일본의 수출 규제 철회와 관련한 최근 한일 양국 간 합의 발표를 전후한 일본측의 몇 가지 행동에 대해서 깊은 유감을 표할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 이런 식의 행동이 반복된다면 한일 간의 협상 진전에 큰 어려움이 있게 될 것으로 우려한다"고 말했다.

정 국가안보실장은 일본의 행위에 대해 구체적으로 지적했다. 한·일 정부가 약속한 발표 시간보다 1시간 정도 일본 언론에서 미리 관련 내용이 보도된 점을 예로 들었다. 일본의 실제 발표가 22일 오후 6시보다 늦어진 점도 거론했다. 이러한 의도가 무엇인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정 국가안보실장은 전했다.

일본이 지소미아 관련 일부 내용을 왜곡한 점도 문제로 삼았다. 우리 정부가 사전에 세계무역기구(WTO) 절차 중단을 통보해서 한일 간의 협의가 시작됐다고 일본이 얘기한 점이 틀렸고 일본의 수출규제 3개 품목에 대해 일본 경산성이 '개별심사를 통한 허가 실시 방침에는 변경이 없다'라고 발표한 부분 등도 한일 간 사전에 조율한 내용과 완전히 다르다고 부연했다.

정 국가안보실장은 "거듭 말씀드리지만 이게 최종 합의가 아니라는 점을 다시 명확히 밝힌다"며 "지소미아 종료 통보 효력과 WTO 제소 절차 정지의 결정은 모두 조건부였고, 또 잠정적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앞으로의 협상은 모든 것은 일본의 태도에 달려있다고 본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영어로 트라이 미(Try me), 어느 한쪽이 터무니없이 주장하면서 상대방을 계속 자극할 경우, '그래? 계속 그렇게 하면 내가 어떤 행동을 취할지 모른다'라는 경고성 발언이다"며 "유 트라이 미(You try me)라는 말을 일본에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의 지소미아 종료 통보 효력 정지를 두고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일본은 아무것도 양보하지 않았다는 발언한 사실이 일본 언론을 통해 나왔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만일 언론에 보도된 것들이 사실이라면 아주 지극히 실망스럽다"며 "일본 정부의 지도자로서 과연 양심을 갖고 할 수 있는 말인지 되물어 보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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