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아세안 정상·기업인 700여명 참석 'CEO 서밋' 부산서 열려



(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워런 버핏, 조지 소로스와 함께 세계 3대 투자가로 불리는 짐 로저스가 한국과 북한이 앞으로 아시아의 경제부흥을 이끄는 중심축이 될 것이란 평소의 소신을 재차 강조했다.

짐 로저스 비랜드 엔터프라이즈 회장은 25일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계기로 대한상공회의소와 산업통상자원부가 부산 벡스코에서 공동으로 주최한 한·아세안 최고경영자(CEO) 서밋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했다.

이날 CEO 서밋행사에는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 통룬 시술릿 라오스 총리,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마하티르 모하맛 말레이시아 총리,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고문, 응우옌 쑤언 ? 베트남 총리 등 아세안 6개국 정상들도 자리를 함께 했다.

한·아세안 대화 관계 수립 30주년을 기념해 열린 행사인만큼 역대 최대 규모인 700여명의 한국과 아세안 기업인들도 참석했다.

로저스 회장은 "일본은 정점을 찍은 뒤 쇠퇴 중인 데 반해 한반도는 북한의 자원·노동력과 남한의 자본·제조업이 결합하여 경제 부흥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드라마틱한 변화가 일어나는 아시아에서 한국은 앞으로 가장 흥미로운 곳이 될 것이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일대일로, 시베리아 횡단 철도를 잇는 동서의 철길이 재건되면 한반도는 글로벌 교통의 허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아세안 지역 개발로 새로운 교통루트가 창출되고 있다"며 "풍부한 자원과 낮은 부채, 6억명의 엄청난 인구를 가진 아세안은 새로운 리더로 부상하고 동북아시아와 함께 세계의 번영을 이끌 것"이라고 했다.

이어 "아세안은 새로운 무역 루트와 시장으로 발전해 세계의 번영을 이끌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는 한국 측에서는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 공영운 현대자동차 사장, 송대현 LG전자 사장,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 장재영 신세계 사장 등 450여명이 참석했다.

아세안 측에서는 베트남 팜딘도안 푸타이그룹 회장, 싱가포르 더글러스 푸 사카에홀딩스 회장, 미얀마 페표 테자 투그룹 회장 등 250여명이 참석했다.

한국에서 한·아세안 정상들과 주요 기업인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2014년 부산에서 개최된 제2차 한·아세안 CEO 서밋 이후 5년 만이다.

올해 아세안 의장국인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의 축사를 시작으로,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마하티르 모하맛 말레이시아 총리,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고문이 세션별 특별연설을, 차기 아세안 의장국인 베트남 응우옌 쑤언 ? 총리가 폐회식 특별연설을 맡았다.

개회사를 한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한·메콩 정상회의는 한국과 아세안의 협력을 한층 끌어 올릴 대단히 중요한 계기"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박 회장은 "정상회의의 성공과 함께 산업단지 설립과 기술 표준화, 공적개발원조(ODA)와 역량 개발 지원에도 진전이 있고 특히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이 서둘러 발효될 수 있게 각국의 관심과 지원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층 높아진 대외 불확실성에 직면해서 기존의 글로벌 가치 사슬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면서 "한·아세안 비즈니스 협의회 같은 민간 채널을 활용해서 교류를 돕고, 관련 산업 발전과 기술 개발 등 아세안의 가치사슬 편입을 돕는 일에 경제단체들이 더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별도 세션에서 발표에 나선 정헌택 현대자동차 전략기술본부 모빌리티사업실장은 혁신 기술로 인한 자동차 산업의 변화와 새로운 밸류체인을 만들어가는 게임 체인저 전략을 소개했다.

정 실장은 "자동차 산업은 공유경제, 자율주행 기술의 혁신 추세에 따라 기존 내연기관 차량 중심에서 스마트 모빌리티로 전환되고 있다"며 "현대차는 파괴적 혁신에 대비하여 오픈 이노베이션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대차는 사내 인공지능(AI) 전문 조직 설립, 국내외 연구소와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유망 스타트업과의 전략적 투자 협력으로 신기술 및 신사업 기회를 확보하고 있다"며 "동남아 공유차량 시장을 리드하는 그랩 등과 공동으로 차량 공급과 모빌리티 서비스를 개발할 계획"이라고 했다.

또 "자동차 산업은 제조와 서비스가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비즈니스로 진화하고 있다"면서 "사업 환경 변화가 위협이자 기회인 만큼 게임 체인저 전략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시아 경제 전문 저널리스트인 조 스터드웰은 한·아세안의 생산적 협력과제를 다양성을 가진 아세안 국가별로 분류하여 제시했다.

그는 "베트남은 한·아세안 전체 교역의 절반을 차지하는 중요한 국가"라며, "한국은 선도 개발 국가 경험을 토대로 기술 협력을 더욱 확대하는 한편 교육, 연수 등의 인적교류를 기반으로 양국 협력을 심화시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아세안 설립주도 5개국인 필리핀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태국과의 협력분야로 디지털, 한류, 교육, 관광을 제시했다.

그는 "디지털 분야에서 한국의 선진 기술과 아세안 각국 정부의 높은 의지, 기업 역량을 결합하여 상호 공동번영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며 "한류는 단순 상품·서비스·교역 차원을 넘어 아세안의 창의적 요소와 결합해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또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에 대해서는 "농업분야에서 한국의 다수확, 고부가가치 농업기술을 공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서울에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까지의 비행거리는 미국 내 가장 먼 도시인 보스턴과 샌디에이고의 거리보다 더 멀고, 이질적 문화를 가진 런던과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 간 거리 수준이다"며 "한국의 신남방정책 정책이 이 거리를 줄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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