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인포맥스) 이효지 기자 = 수도 이전을 추진 중인 인도네시아에 한국형 행정수도를 수출하기 위한 첫 단추가 채워졌다.

국토교통부는 25일 인도네시아 공공사업주택부와 한-인도네시아 수도이전 및 개발에 대한 기술협력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인구의 57%가 자바섬에 몰려 있다 보니 난개발과 경제력 편중 현상이 심각하다고 판단, 보르네오섬(칼리만탄) 동부에 행정수도를 건설하고 자카르타는 경제와 산업 중심지로서 역할을 분산하기로 정했다.

총사업비는 약 40조원으로, 인도네시아 정부는 재정, 민관합동투자(PPP), 민간투자로 재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행정중심복합도시의 경우 국비 8조5천억원을 비롯해 총사업비 22조5천억원이 소요됐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세종시를 벤치마킹 대상이라고 밝혔고 바수키 하디물요노 인도네시아 공공사업주택부 장관도 지난 6월 방한 때 김현미 국토부 장관에게 노하우 전수를 요청한 바 있다.

조코위 대통령은 지난 22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새 수도 건설예산의 20%는 정부 예산으로, 나머지 80%는 민간 참여로 조달할 계획"이라며 "공공교통, 도시 행정, 스마트 시티, 공공건물 등을 짓는데 한국기업이 참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MOU에서 양국은 스마트시티, 도로, 수자원 관련 수도이전 및 개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하고 이례적으로 분야별 협력 추진계획을 구체적으로 담았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내년에 도시계획을 수립하고 법령을 정비하는 등 수도 이전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 2021년 착공해 2024년 수도를 이전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건설사들은 1970년 주택사업으로 인도네시아에 처음 진출한 이래 플랜트 위주로 수주하다 최근에는 공기업이 주도해 물 사업 등으로 진출 범위를 넓히고 있다.

수자원공사가 타당성 조사를 진행한 카리안 댐은 대림산업이 수주해 건설 중이고 철도시설공단은 자카르타 경전철 1단계 사업에 참여한 데 이어 2단계 사업 프로젝트 계획 수립도 수주했다.

국토부는 이러한 긴밀한 유대 관계가 수도 이전 MOU로 이어진 것으로 평가하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수자원공사 등이 계획 단계부터 참여해 노하우를 전하도록 지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현미 장관은 "(양국 협력이) 단일 기반시설 협력사업에서 나아가 국토개발 전반에 대한 협력으로 발전되고 있음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한국의 행정수도 이전 경험과 스마트시티 기술을 적극적으로 공유해 G2G(정부 대 정부) 협력 모델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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