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은실 기자 = 최근 몇 년 동안 투자은행(IB) 부문 확대로 성장해온 증권업계가 내년에도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26일 내년에도 IB가 증권사들의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전망했다.

증권사들의 자본이 늘어나고 이에 비례해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등 비전통적인 IB 부문의 거래 규모가 증가하면서 IB 수수료와 자기자본(PI) 수익, 이자수익, 배당수익 등이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자산 매입 후 재매각(셀다운)으로 수수료만 챙겼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자기자본 투자 활성화에 따른 지분 투자 등으로 투자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단순한 수수료를 넘어 배당금이나 매각차익까지 거둘 수 있게 된 셈이다.

증권사들이 그동안 투자해온 여러 자산에서 일부 이익 실현이 가능한 점은 내년 수익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됐다.

또 금융산업 전반의 규제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증권거래세 인하나 증권사 설립 요건 완화 등 규제가 완화되는 것도 기회 요인으로 평가됐다.

최근 증시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거래대금이 증가하는 점도 내년 증권사 실적에 우호적인 요인이다.

다만, 투자자산이 증가하면서 자본 대비 레버리지비율이 높아진 것은 부담 요인이다.

이 때문에 부동산 등 이미 투자해 놓은 자산이 많아 내년 투자 규모는 올해보다 감소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중장기적으로 금리 환경이 제로 금리로 향하고 있다는 것도 국내 증권사들이 피할 수 없는 리스크 요인으로 꼽혔다.

저금리는 경기 둔화가 높은 상황에서 조성되기 때문에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를 위축시킬 수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증권사들이 현재 보유한 채무보증이나 미매각 자산의 위험 관리 필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내년에도 증권사들은 IB 부문 강화에 힘을 쏟을 것"이라며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특히 국내 기업들의 실적이 크게 개선되지 않는 한 증시의 가파른 상승도 기대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 관계자는 "증권사 실적을 거래대금에 의존하는 시대는 지났다"며 "얼마나 많은 자산에서 경쟁력 있는 딜을 따올 수 있느냐가 실적을 좌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증권업계 IB 성장 속도는 올해보다 다소 둔화할 것"이라며 "채무보증 비율의 가파른 상승과 미매각 자산의 증가가 당분간 투자 규모 상단을 제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연구원은 "IB는 내년 수익성과 위험 요인을 모두 고려하는 해가 될 것"이라며 "위험 관리가 강화하면 올해 같은 고성장 기조를 나타내기 어렵겠지만 아직 자산 부실 징후가 없는 만큼 당장 내년부터 IB 수익이 감소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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