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서울 채권시장이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소식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부에서 예상하는 11월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인하 소수의견 가능성은 강세 재료로 크게 힘을 쓰지 못하는 분위기다.

26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전일 약보합권에 머물던 10년 국채선물은 오후 3시경 중국과 미국의 무역 합의가 근접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낙폭을 확대하기 시작했다.

중국 관영 매체인 글로벌타임스는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부정적인 언론 보도들과 반대로 중국과 미국은 1단계 무역 합의에 매우 근접했다"고 전했다.

10년 국채선물은 전 거래일 대비 낙폭을 32틱까지 하락한 채 장을 마감했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요새는 기승전'무역 협상'이라고 보면 된다"며 "무역협상 소식에 글로벌 금리와 함께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주 금통위를 앞두고 있지만, 소수의견 가능성은 시장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 참가자들이 소수의견 재료에 반응하지 않는 배경으로는 금통위 지형이 꼽힌다.

비둘기파로 꼽히는 위원들의 임기가 내년 4월 종료되는 만큼 소수의견이 나오더라도 추가 인하 프라이싱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현재 금리 인하에 부정적인 금통위원이 반수 이상으로 추정되는 점도 추가 인하 가능성을 크지 않게 보는 이유다. 지난 10월 금통위에서 금리 인하에 반대한 이일형, 임지원 위원에다 한은 집행부인 총재와 부총재를 포함한 숫자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대외 충격이 발생하거나 국내 경기가 추가로 악화하지 않는 한 금리 인하 카드를 아껴둘 것으로 예상된다.

이 총재는 지난 10월 18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지금 금리가 1.25%로 낮은 수준인데, 과연 제로금리까지 갈 수 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며 "현재 다들 리세션이 곧 온다고 다들 얘기하는데, 정책 여력이 대단히 중요한 것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금리 인상을 두고서는 "우리가 감내할 수 있을 때는 빨리 (금리를) 정상화해야 한다는 논리로 (기준금리를) 올린 것이다"며 "소수의견도 나왔었는데 거꾸로 우리가 금리를 (그때) 두 번 안 올렸다면 지금은 어떻게 했을까 싶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 총재가 생각하는 실효 금리 하한과 현재 기준금리의 격차가 크지 않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소수의견이 나온다고 해도 금통위가 한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인하를 예고하는 그림은 아닐 것이다"며 "시장에서 생각하는 소수의견과는 의미가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연말을 맞아 거래 의지가 크지 않은 상황이다"며 "무역협상 소식에 연동해 오가는 장세가 이어질 것이다"고 전망했다.

hwr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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