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연말마다 국고채 초장기물의 수익률 곡선이 가팔라지는(스티프닝) 현상이 올해도 재현될지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26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작년 12월 중 국고채 10년과 30년물의 스프레드는 마이너스(-) 13.2bp에서 -2.1bp까지 역전폭이 줄었다.

2017년 12월에는 -7.9bp에서 -3.5bp로 감소했고, 2016년 12월에는 1.1bp에서 8.5bp로 스프레드가 확대했다.



<2018년 연말 국고채 10년(검정)과 30년(빨강) 금리 추이>



증권사의 한 채권 중개인은 "12월에는 일반적으로 국채 30년물이 비수기"라며 "(이듬해) 연초에 초장기물의 발행이 확대되면서 10-30년 커브가 스티프닝 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수급 상황은 올해도 스티프닝 요인으로 작용할 개연성이 크다.

한국투자증권은 내년 국고채 발행량에서 초장기물 비중이 올해 수준으로 유지된다면 올해 대비 월평균 8천500억 원의 물량이 추가 공급된다고 추산했다.

여기에 공원일몰제에 따른 초장기 지방채 발행과, 안심전환대출 관련 주택저당증권(MBS) 발행 우려까지 더해진다.

수요자인 보험사가 초장기물을 계속 사야하는 필요성도 줄었다. 생명보험사들은 2022년 도입 예정인 보험 계약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맞춰 자산의 듀레이션을 늘려야 하기 때문에 만기가 긴 초장기물에 집중적으로 투자해왔는데, 최근 부채와 자산의 듀레이션을 거의 맞춘 것으로 전해졌다.





안재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020년에는 공급과 수요 여건 모두 초장기 스프레드의 확대를 지지한다"며 "초장기물의 발행이 증가하면서 투자심리는 위축되는 반면 보험사는 공급 물량을 충분히 소화하지 못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기준금리가 추가로 인하될 경우, 수익성 부담이 더해지며 이러한 현상이 뚜렷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보험사마다 전략이 다르기 때문에 연말 스티프닝을 완전히 확신하기는 어렵다.

한화생명은 최근 만기보유 계정으로 분류했던 34조 원의 채권을 매도가능채권으로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분류 변경만으로도 지급여력비율(RBC) 개선 효과가 있다. 다만 최근 시중금리가 상승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화생명이 분류 변경에 머물지 않고 채권시장에서 단기 채권을 팔아 초장기물 투자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한화생명은 지난 3년 동안 자산 듀레이션을 늘려왔기 때문에 (추가) 자금이 필요하다"며 "현재처럼 금리가 상승하는 상황이면 매도가능으로 분류한 채권에서 손실이 나기 때문에 금리가 더 오르기 전에 채권을 팔아 장기채 매입 재원을 만들 것이라고 보는 것이 더 맞다"고 설명했다.

보험사의 한 채권운용역은 "한화생명이 단기를 팔고 장기를 살 수 있다"며 "규모가 얼마나 될지는 모르지만 현실화한다면 커브 플래트닝 요인"이라고 말했다.

jhhan@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09시 33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