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채권시장이 지난 38년의 황금기에 대해 조만간 종말을 고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5일(현지시간) 외부 기고문을 통해 "내년에는 미국 국채가 드디어 그들의 마력을 잃을 수도 있다"며 이같이 진단했다.

뉴뷰이코노믹스의 데이비드 브라운 CEO는 "미국 경제 지표가 갑자기 좋아지고 있고,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에서는 긍정적인 소음이 들리고 있다"며 "연말이 오기도 전에 뉴욕 증시는 활기찬 상승세를 전개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고 평가했다.

지난주 나온 미국의 기업 신뢰도 지수는 예상보다 좋았고, 11월 미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계절 조정치)도 52.2로, 전월 확정치 51.3에서 상승했다. 11월 서비스업 PMI 예비치도 전월 50.6에서 51.6으로 높아졌다. 시장 컨센서스인 51.0을 상회했으며 최근 4개월 이내 최고치였다.

브라운 CEO는 "시장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에 대한 잠재적인 악영향에 대해서도 심드렁하고 있다"며 "정치적 불확실성이 사그라지면 전화위복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서 "이는 투자자가 일부 놀라운 안전선호의 반전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국채시장은 지난 몇 년 간 투자자 피난처가 됐지만, 내년에는 드디어 '미다스의 손'이 끊기는 해가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미국 국채시장은 앞으로 더욱 험난한 시기가 올 것을 예고하는 것으로, 채권시장에서 지난 38년간 이어진 강세 장세가 종말을 고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동시에 "세계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현재 채권이 과도하게 쏠린 상황"이라며 "국채시장의 후퇴가 완패로 이어질 경우 상당한 조정의 위험이 있다"고 덧붙였다.

장기 채권금리가 오랜 기간 상승할 수 있다는 게 브라운 CEO의 설명이다.

그는 "금리 상승은 미국 소비자와 기업의 차입 비용 증가를 의미하지만, 채권 커브를 더욱 안정되고 스티프닝의 형태로 정상화하려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안도감을 줄 것"이라고 예측했다.

브라운 CEO는 "올해 세 차례 연속 금리를 인하한 뒤에 추가 완화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줄어들고 미국 국채 커브도 가팔라지고 있다"며 "경기 침체 우려가 제한되고 인플레 압력은 가중되며 리스크 프리미엄은 회복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단기적인 전망은 가변적일 수 있지만, 무역전쟁의 돌파구가 마련되면 안전선호 흐름이 뒤집히며 증시는 강세를 보이고 국채는 매도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서 "무역전쟁이 계속된다면 중국은 미국 국채 매입을 중단하거나 공개시장에서 내다 버리는 형태로 매우 강력한 무기를 행사할 수 있다"며 "이에 따라 채권시장은 공황 상태에 빠지고 미국 국채금리는 급등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이는 최후의 수단일 것"이라고 브라운 CEO는 추측했다.

그는 "유일한 의문점은 내년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매도 압력이 커지는 미국 국채 금리의 상승 잠재력"이라며 "탄핵 압력이 트럼프 대통령을 압박하는 상황에서 선거를 앞둔 유혹적인 재정정책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미국의 재정 적자가 커지며 국채시장의 등골이 오싹해질 것이라는 게 브라운 CEO의 진단이다.

그는 "특히, 경기 회복 속도가 빠를 경우 10년 국채 금리는 작년 최고치인 3%를 쉽게 회복할 수 있다"며 "연준의 더욱 엄격한 금리 정책으로 10년 금리는 5%까지도 갈 수 있다"고 추정했다.

브라운 CEO는 "이는 2008년 이후로 볼 수 없었던 수준"이라며 "채권시장은 매우 좋은 실적을 올렸지만, 그것은 곧 끝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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