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서울채권시장에서 크레디트 채권 약세가 좀처럼 잦아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연말을 앞두고 계절적으로 크레디트 채권이 비수기인데다 예금 자산담보기업어음(ABCP) 만기 도래로 ABCP 발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금융당국의 사모펀드 규제를 앞두고 흉흉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시장참가자들은 26일 연말 이슈가 해소되면 내년에는 다시 크레디트 채권 스프레드가 좁혀질 것으로 낙관하면서도 당국 규제가 크레디트 시장에 미칠 파장과 연말 국고채 금리 레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크레디트 채권 약세는 DLS 사태가 불거진 8월 중순 이후 꾸준하게 나타났다. 크레디트 스프레드가 확대되면 저가매수가 유입되기도 했지만 최근 들어서는 저가매수마저도 자취를 감췄다.

월말을 앞두고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매도 압력이 커진 데다 연말 이슈가 겹친 게 가장 큰 원인이다. 여기에 DLF 사태로 인한 금융당국 규제가 크레디트 채권시장을 재편할 수 있다는 우려가 채권 투자심리를 악화시킨 원인으로 꼽혔다.

통상 연말에는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크레디트 채권 스프레드가 확대된다. 은행 투자계정이나 증권 상품운용부서는 크레디트 스프레드 확대를 매수 기회로 삼는 전략을 택하곤 했다.

올해는 사정이 좀 다르다는 게 시장참가자들의 인식이다.

해마다 연초에는 자금이 유입되면서 크레디트 스프레드가 축소되었지만, 올해는 금융당국의 사모펀드 규제가 채권시장에 미칠 영향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채권시장이 주목하는 건 연말 연초 국고채 레벨이다. 올해의 경우 연초부터 국고채 역마진 이슈에 캐리 이익을 얻을 수 있는 크레디트 채권으로 시선이 쏠렸었다. 올해는 하반기 들어 금리 레벨이 높아지면서 역마진이 해소됐다. 현재 금리 레벨이 유지될 경우 크레디트 채권 수요가 올해처럼 많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증권사 채권 딜러는 "사모펀드 규제 때문에 크레디트 채권은 분위기가 상당히 좋지 않다"며 "특히 단기물은 매도가 계속 나오고 있어서 장이 강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통상 연초에는 자금이 들어오면서 크레디트 강세가 나타나는데 올해 국고채 금리 레벨이 높아진 데다 사모펀드 규제에 따른 크레디트 매물화 우려가 있어서 연초에 과연 강해질지 좀 더 살펴봐야 한다"고 전망했다.

한 증권사 채권중개인은 "최근 여전채는 지표 대비 1~2bp씩 계속 약하게 거래되고 있다"며 "연말로 갈수록 버티던 매도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는 "시중에 유동성이 없는 건 아니라서 다들 내년 초가 되기를 기다리는 상황이다"고 덧붙였다.

syj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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