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억5천만달러(한화 약 1조8천225억원)를 투입해 2억7천만명의 인구를 가진 인도네시아에 완성차 공장을 짓는다.
일본차 아성인 아세안을 공략하기 위한 전초기지이자 생산거점으로 인도네시아를 선택하면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는 동시에 글로벌 생산벨트 구축도 완성짓게 됐다.
현대차는 26일 울산공장에서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정의선 수석부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인도네시아 공장 건설을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자카르타 인근 델타마스 공단 내 약 77만6천㎡의 부지에 건립될 예정인 인도네시아 공장에는 오는 2030년까지 총 15억5천만달러가 투입된다.
2021년 말 가동이 목표인 인도네시아 공장은 연산 15만대 규모로 운영되다가, 향후 수요 등을 고려해 생산능력을 25만대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차가 아세안 공략을 위해 인도네시아 공장을 추가하면서 글로벌 생산벨트 구축을 위한 '퍼즐'도 사실상 마무리된다.
현대차는 현재 미국과 중국, 체코, 인도, 터키, 러시아, 브라질 등 7개국에 완성차 생산거점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인도네시아 공장까지 고려하면 중동과 아프리카를 제외한 글로벌 전역에 생산라인을 갖추게 된다.
인도네시아 공장은 아세안 지역 첫 완성차 생산거점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남다르다.
중국과 인도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은 현대차에 거대 인구와 높은 경제 성장률을 보이면서 잠재력이 큰 아세안 지역은 차기 '신시장'으로 자주 거론됐다.
인도네시아의 지난해 자동차(상용차 포함) 판매대수는 115만1천291대로 1년 전보다 6.8% 성장했다.
하지만 아세안 지역이 '일본차 브랜드의 텃밭'으로 인식된 탓에, 현대차가 생산거점을 두는 '정공법'을 택하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많았다.
지난 8월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인도네시아를 찾아 "매우 도전적인 시장이고 시장진출 해답을 찾기가 쉽지 않은 곳"이라고 언급한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지난해 상반기 도요타와 다이하쓰, 혼다, 미쓰비시, 스즈키 등 5개 일본 업체의 인도네시아 신차 판매 비중은 90%에 달할 정도였다.
하지만 현대차는 현재의 구조적 수익성 악화 국면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인도네시아 현지 생산공장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하고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기로 했다.
특히, 아세안 각 국가별로 5~80%에 달하는 관세 장벽과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한 다양한 형태의 비관세 장벽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현지에 공장을 짓는 것이 최선의 방안이라는 판단도 있었다.
향후 현대차는 아세안 자유무역협약(AFTA)에 따라 부품 현지화율이 40% 이상일 경우 무관세 혜택이 주어지는 이점을 최대한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차는 인도네시아 공장을 통해 생산되는 완성차를 필리핀과 태국, 베트남 등 아세안 역내로 수출하며 아세안 지역의 전략적 거점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이후 범위를 더 넓혀 호주와 중동 등으로 수출하는 방안까지도 검토 중이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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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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