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중고차 책임보험 의무화 '손바닥 뒤집기'
[현장에서] 중고차 책임보험 의무화 '손바닥 뒤집기'
  • 이윤구 기자
  • 승인 2019.11.27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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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자동차 성능·책임보험 의무가입이 5개월 만에 좌초 위기에 빠졌다.

중고차 매매의 투명성 제고를 위해 도입했지만, 매매업계의 지속적인 반대로 의무보험이 아닌 임의가입으로 변경되는 개정안이 발의됐기 때문이다.

함진규 자유한국당 의원은 책임보험을 임의보험으로 전환하는 자동차관리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보험료, 성능·상태 점검자와 매매사업자 간 분쟁 갈등, 고액 보험금 지급을 회피하려는 보험사의 일방적인 보험 해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개정 이유를 달았다.

함진규 의원은 2017년 자동차 책임보험 의무화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보험 가입을 의무화해 중고차 거래에서 투명하지 못한 성능·상태 점검을 예방하고 소비자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실제로 지난해 소비자원에 접수된 중고차 피해구제 172건 중 계약 관련 피해가 63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대부분 보증수리나 점검기록부의 문제, 사고 차량 미고지 등이었다.

이에 지난 6월부터 의무화됐으며 미가입 시 벌금 1천만원이 부과된다.

자동차 책임보험 의무화 이후 4개월간 보상 건수는 1천632건으로 지급 보험금은 총 13억4천600만원이었다.

보상 건수는 7월 352건, 8월 563건, 9월 673건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그러나 중고차 매매업계는 보험 가입에 크게 반발하며 가입을 꺼리고 있다.

9월까지 책임보험에 가입한 차량 대수는 약 12만2천대로 가입률이 10% 수준에 불과하다.

매매업계는 보험에 가입한 성능·점검업체들이 보험료를 소비자에게 전가해 중고차 거래 시 소비자의 비용 부담이 늘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매매업계의 강한 반발에 책임보험 의무화 법안을 발의했던 함 의원이 이를 뒤집는 법안을 다시 내놓은 것이다.

국토교통부의 오락가락한 행태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애초 국토부는 중고차 시장 선진화 방안에 맞춰 관련 업계와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하고 자동차매매·경매업계 및 온라인 업체와 협의해 자동차 책임보험 의무가입에 찬성하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의무보험 민원이 많아지면서 임의가입 형식으로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함진규 의원의 개정안과 관련해 정부에서 다시 새로운 안을 만들어 오라며 일단 계류한 상황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책임보험의 경우 국토부의 의무보험 요청에 따라 손해보험업계가 관련 상품을 개발한 케이스"라며 "임의 가입으로 변경하면 가입률은 현저히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보상 건수가 꾸준히 늘어나는 등 소비자 피해가 계속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임의보험으로 전환하면 소비자 구제를 하기가 어려워진다"며 "매매업계의 강한 반발에 부딪히면서 내년 총선을 의식해 한발 물러선 것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자산운용부 이윤구 기자)

yglee2@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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