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정우 기자 =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이 위축되는 가운데 지난 2012년 이후 설정된 1세대 펀드에서도 자금 유출이 이뤄졌다.

전통적인 롱숏 전략 펀드 수익률이 좋지 않으면서 펀드 청산에 들어간 곳들도 속속 나오고 있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2년 설정된 교보악사자산운용의 '매그넘 전문사모투자신탁 1호'가 청산 절차에 들어갔다.

펀드 청산은 설정액이 줄어들어드는 등 투자가 정상적으로 이뤄지기 어려울 때 이를 정리하는 절차를 의미한다.

매그넘 1호의 설정액은 올해 1월 초 1천306억원에서 지난주 기준 401억원까지 줄어든 상태다.

매그넘 1호는 롱숏전략에 기반해 에쿼티 헤지를 하는 전통적인 1세대 헤지펀드다.

지난해 시장 부진 여파로 연간 수익률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영향에 자금 이탈이 지속해왔다. 전일 기준 수익률은 -2.28%다.

같은 전략을 쓰는 'ORANGE 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은 지난 2016년 설정 후 3년여만인 올해 하반기 청산을 마쳤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교보악사자산운용이 롱숏 전략의 헤지펀드 사업을 접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올해 초 채권형 사모펀드를 새로 설정하면서 안전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인컴형 펀드에 집중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이 외에 하이자산운용과 삼성헤지자산운용, 브레인자사운용 등 펀드에서도 자금 유출이 지속됐다.

삼성헤지자산운용의 '삼성 H클럽 Equity Hedge 전문사모투자신탁 제1호 Ci 클래스' 펀드의 경우 지난해 8월 2천225억원이던 펀드 설정액은 지난주 1천300여억원까지 줄었다.

브레인자산운용의 대표 펀드인 '브레인 백두전문사모투자신탁'도 올해에만 100억원에 가까운 자금이 이탈해 현재 설정액은 403억원으로 집계된다.

브레인자산운용은 올해 간판펀드 중 하나인 '브레인 한라 전문사모투자신탁'을 청산하기도 했다.

한라펀드는 지난 2014년 3월 출시된 펀드로, 롱숏을 주 전략으로 삼는 에쿼티 헤지 펀드다.

하이자산운용이 2012년 12월에 설정한 '하이 힘센펀더멘탈롱숏펀드1호' 역시 설정액 감소세가 뚜렷하다.

한때 설정액 1천억원을 돌파하기도 했지만 지난해부터 이어진 수익률 부진 등에 연초 이후 누적 수익률은 -6%대에 머물렀다.

설정규모는 올해 1월 320억원까지 줄어든 데 이어 지난주 기준 170억원까지 내려앉았다.

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롱숏펀드는 주가 흐름이 좋은 종목과 나쁜 종목이 뚜렷해야 좋은 수익률을 낼 수 있는 구조다"며 "2017년 같은 증시 호황에도 전자 등 IT업종이 급등하면서 롱숏펀드는 벤치마크 대비 수익률이 나오지 않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해에는 모든 업종 전반이 안 좋다 보니 롱숏 전략을 추구해 절대 수익을 추구하는 환경 조성이 어려웠다"며 "이 같은 흐름이 올해 소폭 개선되기는 했지만 안전자산 추구 심리가 커지면서 자금 이탈이 이뤄지는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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