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현대백화점이 온라인 쇼핑 사업 강화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쿠팡 등 이커머스 공세 속에 더이상 뒤처질 수 없다는 위기의식에 따른 것으로, 김형종 신임 대표이사 사장의 첫 번째 과제가 될 전망이다.

2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은 온라인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이를 중심으로 한 내년도 사업전략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변화하는 쇼핑 트렌드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금보다 온라인 부분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면서 "온라인 매출 비중을 높여 수익성을 끌어올릴 수 있는 다양한 전략을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은 그동안 온라인 사업에 두각을 드러내지 않았다.

신세계그룹이 올 초 1조원을 투자해 온라인통합법인인 에스에스지닷컴(SSG.COM)을 출범하고, 롯데그룹이 향후 5년간 이커머스 사업 부문에만 3조원을 투자하는 등 경쟁 유통기업들이 온라인 강화에 집중한 것과 달리 현대백화점은 아울렛과 면세점을 통한 외형 확대에 주력했다.

그 결과 수익성은 악화됐다.

올 3분기도 김포·천호·킨텍스 점포를 리뉴얼하면서 감가상각비가 증가,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4% 감소한 609억원에 그쳤다. 지난해까지 20%대를 웃돌던 영업이익률도 올 3분기 11.7%대로 떨어졌다.

쿠팡·티몬 등 온라인 이커머스로 소비패턴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주요 오프라인 유통기업의 부진한 실적이 여실히 드러난 것이다.

현대백화점 내부에서는 기존 오프라인 사업에만 중점을 둔 보수적인 사업 패턴이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불만도 존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5일 현대백화점그룹이 주요 계열사 대표를 모두 1960년대생으로 세대교체 하는 정기 인사를 단행한 것도 새로운 유통 모델을 제시하겠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특히 김 신임 대표는 온라인몰 강화로 한섬 매출을 1조원까지 끌어올린 성과가 이번 인사에 크게 반영됐다.

김 신임 대표는 한섬의 온라인사업 강화를 위해 3년 전 쇼핑몰 더한섬닷컴을 오픈했다. 온라인에서 노세일 전략을 고수하는 대신 온라인 전용상품과 자체 브랜드 판매로 고수익을 올렸다. 그 결과 2013년 4천억원대인 매출이 지난해 1조3천억원으로 성장했다.

올 3분기까지 한섬의 매출은 9천55억원에 달하며, 영업이익은 73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5% 상승했다.

김 대표는 이 같은 온라인 사업 경험을 살려 백화점과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더현대닷컴(백화점)·h몰(홈쇼핑)·리바트몰(가구)·더한섬닷컴(패션) 등 각 계열사가 운영하는 온라인몰의 전문성을 강화하는 한편, 대형마트를 가지고 있지 않은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협력업체와의 제휴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많은 투자가 필요한 통합몰 구축이나 이커머스 인수·합병(M&A) 등에 대해서는 신중히 접근한다는 입장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커머스사들이 적자 경영을 지속하는 상황에서 보수적인 현대백화점그룹 성격상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는 데에는 여전히 위험 부담을 느낄 것"이라며 "신선식품 온라인 배송 확대 등 젊은 층을 겨냥할 수 있는 새로운 비즈니스를 구축하는 것이 우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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