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국내 경기가 반등 조짐을 보이는 상황에서 오히려 내년 1월 기준금리 인하 시나리오를 주장하는 의견들이 나와 주목된다.

경기가 바닥을 찍고 올라올 때 회복세를 확실히 하기 위해 통화정책의 공조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질 수 있단 판단이 작용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1월 소비자심리지수(CCSI)가 한 달 전보다 2.3포인트 오른 100.9를 기록했다. 해당 지수는 지난 4월(101.6) 이후 7개월 만에 기준선인 100을 넘어섰다.

지수가 100보다 높으면 소비자들의 심리가 장기평균(2003∼2018년)보다 낙관적임을 뜻한다.

다른 선행지표인 생산자 제품 출하지수(계절 조정)도 지난 6월에 전월 대비 0.9% 증가한 후 9월(0.4%)까지 4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며 경기 개선 기대감을 키웠다. 생산자 제품 출하지수가 4개월 연속 증가한 것은 2010년 7월 이후 9년여 만이다.

눈길을 끄는 것은 경기가 바닥을 찍었다는 평가에도 내년 초 추가 금리 인하 전망이 강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통상 중앙은행이 경기둔화에 대응해 금리를 내리고, 경기 호조시 정책 여력 확보를 위해 금리를 올리거나 동결하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다.

이러한 전망의 배경에는 우리 경제의 저성장이 고착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자리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정부가 내달 하순 내년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하면서 정책 공조 차원의 금리 인하 필요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일 '연구기관장 및 투자은행 전문가 간담회'에서 우리 경제가 올해보다 나아질 것이란 게 대체적인 시각이지만 회복의 정도 가늠은 쉽지 않다며 "회복 모멘텀을 확실히 하자는 자신감을 갖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통화정책에 대해 따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경기 회복속도를 높이기 위해 통화정책의 필요성이 커질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비슷한 시각은 글로벌 투자은행(IB)의 전망에서도 찾을 수 있다.

모건스탠리는 우리 경제가 4분기에 바닥을 칠 것이라며 확장재정에다 통화 완화 정책도 경기 회복에 바람을 불어넣을 것으로 예상했다.

모건스탠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내년 1월에 한 차례 더 금리를 인하하면서 기준금리는 역사적 저점인 1.0%까지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채권시장 참가자들의 관심은 당장 이번 주 예정된 금통위에 쏠리고 있다. 여기서 금리 인하를 주장하는 소수의견이 나온다면 내년 초 추가 인하 전망은 크게 강화될 것이란 관측이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시장이 소수의견 가능성을 거의 반영하지 않고 있다"며 "소수의견이 한 명만 나오더라도 시장 반응은 매우 클 것이다"고 말했다.

hwr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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