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기록적인 매도 행진에 나선 가운데 달러-원 환율에 어느 정도의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27일 서울외환시장 등에 따르면 전일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 시장에서 약 8천573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지난 7일 이후 전일까지 14거래일 연속 약 3조2천305억원 어치를 팔았다.

하루 순매도 규모로는 올해 들어 가장 많은 수준이고, 2013년 6월 이후 6년여만에 최대 규모다. 순매도 기간도 약 3년 10개월 만에 최장기였다.

전일 장 마감 후 예정된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 신흥국 지수 리밸런싱을 앞두고 외국인들의 다량 매도가 쏟아진 영향이다.

서울환시에서 달러-원 환율은 미·중 무역 협상에 관련된 호재에도 외국인 주식 매도세에 따른 수급 여건에 반등해 상승 마감했다.

달러 역송금 경계가 강해졌고 커스터디 은행을 중심으로 한 달러 매수세가 뉴스를 압도했다.

장중에 달러-원이 1,170원대 후반까지 오르면서 수출업체들의 네고 물량도 유입됐으나 매수 분위기가 더 강하게 작용하며 매도 물량을 압도했다.

서울환시 외환딜러들은 외국인 주식자금 매도와 관련된 영향이 이어지며 달러-원 환율의 하단을 지지할 수 있을지를 주목하고 있다.

전일 커스터디 물량이 약 5~7억 달러 이상 유입된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관련 수요가 덜 소화됐을 경우 달러-원 상승 압력은 이어질 수 있다.

A 은행의 외환딜러는 "전일 커스터디를 중심으로 한 달러 매수세가 워낙 강했다"며 "지난번 MSCI 리밸런싱 때는 외환시장에 영향을 줄 정도의 물량이 아니었는데 전일은 6~7억 달러 가량의 커스터디 물량이 몰리며 거센 매수세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달러 매수세가 이날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며 영향을 주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1,170원대 초반에서 결제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점도 달러 매수 분위기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B 은행의 외환딜러는 "전일 시장에서는 리얼머니성 결제수요와 커스터디 물량이 눈에 띄었다"며 "이번 주 들어서는 실 수요성 비드 수요 및 증시 자금 환전 수요가 계속 나오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최근 증시에서의 외국인 매도세가 즉시 환전 수요로 이어지지 않는 경향이 있었으나 이번 주 들어 실수요로 연결되고 있는 흐름이 보인다는 설명이다.

그간 증시에서의 외국인 순매도 규모가 상당히 누적된 만큼 관련 물량이 환전 수요로 꾸준히 소화된다면 달러-원의 하단을 단단히 받칠 재료로 보인다.

다만, 1,180원 부근에서는 강한 상단 인식과 네고 물량 출회 가능성이 있는 만큼 상단은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C은행의 외환딜러는 "1,180원 부근에서는 당국 경계감이 강하기 때문에 쉽게 1,180원대를 상향 돌파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딜러는 이어 "뉴욕 증시는 호조를 나타내고 있으나 국내 증시에서 리스크온(위험 선호) 뉴스는 대부분 반영된 느낌이 든다"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전까지는 증시의 흐름과 외국인 자금 동향이 달러-원 환율의 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hrlim@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09시 45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