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최근 미국 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투자심리가 급격히 개선된 모습이지만 이는 너무 앞서가는 것일 수 있다며 내년 경기침체가 발생할 가능성을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는 경고가 나왔다.

26일(현지시각) 미국 마켓워치에 따르면 모건스탠리 자산관리의 리사 샬럿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월가의 컨센서스는 경제지표 악화 추세가 지난 9월 바닥을 쳤다는 점"이라면서도 "그때 이후로 지표가 고무적이지는 않다"고 우려했다.

그는 "경기 지표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내에서 할인된 것 간의 단절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샬럿은 10월 미국 산업생산 지표가 위축됐고 뉴욕 연방준비은행의 제조업 부문 설문조사 또한 실망스러웠다며 11월 미국 공급관리협회(ISM)의 제조업 활동 지표도 더 악화할 것으로 모건스탠리는 예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강세론자들은 제조업 침체가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오래된 뉴스라고 치부하지만, 우리가 보기에 그들은 지표가 악화할 뿐 아니라 시장 전망치를 밑돌고 있다는 점을 무시하고 있다"며 이는 역사적으로 증시가 좋아하지 않는 흐름이었다고 말했다.

샬럿은 그러면서 씨티그룹의 미국 경기 서프라이즈 지수가 이달 중순부터 '0' 이하로 내려갔다며 이는 경기 지표들이 대체로 '깜짝 하락'을 드러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경기 서프라이즈 지수는 얼마나 많은 경기지표가 시장 전문가들의 컨센서스를 상회 혹은 하회했는지 계산하는 지표다. 시장 전망치를 상회할수록 지수는 높아진다.

또 다른 주요 제조업 지표인 IHS마킷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이달 시장 전망치를 상회했다.

하지만 세븐스리포트의 톰 에사예 대표는 마킷 PMI가 양호했다 하더라도 경고 신호는 다른 지표에서 여전히 나오고 있다며 지난주 미국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 수가 5개월래 최고치를 이어갔다고 말했다.

에사예는 "침체 우려가 제조업 둔화와 고용시장에서 기업지출의 출혈, 궁극적으로는 소비자에 근거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업보험 청구 건수가 늘어나는 것은 눈에 띈다"고 말했다.

에사예는 또 미국 국채 수익률 곡선의 기울기가 계속 평탄해지고 있다며 채권 투자자들이 장기 경제성장률을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주부터 수익률 곡선이 무역갈등의 완화 속에 몇 달 간 이어진 상방 흐름을 깨고 상대적으로 빠르게 하방 압력을 받기 시작했다"며 국채 2년물과 10년물 간 스프레드(금리 격차)가 6주래 최저치로 좁혀졌다고 말했다.

에사예는 "수익률 곡선의 상향 흐름이 무너졌다는 점 그 자체로 게임이 바뀌지는 않겠지만 주목할 만한 위험 신호"라고 해석했다.

클리어브릿지인베스트먼트의 제프리 슐츠 설립자는 올해 중반 국채 수익률 곡선이 역전된 점과 제조업 부문의 가파른 악화를 근거로 내년 미국 경기침체 확률을 50%로 잡았다.

슐츠는 다만 "기준금리를 내린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결정으로 낙관론이 유지되고 있다"며 "미국 경기가 침체를 겪어도 심각한 수준은 아닐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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