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손지현 기자 = 저축은행이 내년도 예대율 규제와 최고금리 인하 압박 등으로 업황부진이 예상되는 가운데 여·수신을 졸라매고 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79개 저축은행의 대출금 잔액은 60조8천272억원이고 예수금 잔액은 60조2천330억원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10.2%, 9.97% 늘어난 수치다.

지난 4년간 대출금과 예수금이 평균적으로 각각 17.4%, 15.17% 증가해온 것과 비교하면 현저히 줄어든 모습이다. 대출금과 예수금 잔액이 늘어나고는 있지만,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는 셈이다.





이는 내년도 업황 악화와 규제 강화에 대비해 저축은행이 사전적으로 대비에 나서면서 나타난 결과다.

우선 저축은행들은 고금리 대출보다는 중금리 대출에 여신을 주력하고 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중금리를 확대하는 것이 예대율 규제에 부합할 수 있는 전략"이라며 "규제에서 오는 여파가 크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지난달 15일 발표한 '상호저축은행법 시행령 개정안'에 따르면 상호저축은행의 예대율을 계산할 때 연 20% 이상의 고금리 대출에 130%의 높은 가중치를 부여한다.

내년에 예대율 110%, 내후년부터 100%를 맞춰야 하는 저축은행으로써는 고금리 대출을 피하고 중금리 대출을 늘려야 할 유인이 생긴 것이다.

또 내년이나 내후년에 법정 최고금리 인하를 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어 저축은행이 취급할 수 있는 대출 금리가 계속적으로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 10월 말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법정 최고금리 추가 인하에 대한 언급이 나온 바 있다.

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는 "대부업체들은 법정 최고금리까지 취급하고 통상 저축은행은 최고금리에서 1.5%에서 2% 낮게 책정해 취급해왔다"며 "만약 최고금리가 기존 24%에서 22%로 떨어지면 저축은행은 20% 이하로만 영업해야 한다"고 말했다.

법정 최고금리가 추가로 인하되면 예대마진 축소로 이어지게 되고 궁극적으로 저축은행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수신의 경우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고 있고 퇴직연금 등 수신 채널의 다양화로 인해 적극적인 영업을 하지 않고 있다.

이날 기준 79개 저축은행의 1년 기준 평균 예금금리는 2.2%다. 지난 6월부터 9월까지 2.48%를 유지했던 것에 비하면 크게 하락한 수치다.

이러한 규제 강화에 79개 저축은행 사이의 양극화도 심해지는 양상이다.

한 저축은행업권 관계자는 "대형 저축은행과 소형 저축은행 사이에 자산 규모가 크게는 300배 넘게 차이가 난다"며 "규제 강화와 업황 부진에 중소형사는 대비가 제대로 안 되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고금리 추가 인하를 비롯한 새로운 규제가 또 도입된다면 몇 개의 중소형사들이 도산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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