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달 금리 인하 효과를 점검하기 위해 11월 기준금리를 1.25%로 동결했다.

통화정책방향 문구에서는 '두 차례 기준금리 인하의 효과를 지켜보겠다'는 문구가 삭제됐다.

금통위는 29일 열린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이같이 결정했다.

◇ 내년에도 잠재성장 밑도는 성장률·저물가 지속

한은은 올해와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을 각각 2.0%, 2.3%로 제시했다. 소비자물가는 올해 0.4%, 내년은 1.0%로 전망했다.

이 총재는 성장률과 물가가 모두 하향 조정됐지만, 이를 10월에 어느 정도 예상해 기준금리를 인하했다고 밝혔다. 또, 거시경제와 금융안정이 어떻게 전개될지 지켜보는 점 등을 고려해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올해와 내년 성장률이 잠재성장률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며, 우리 경제의 성장 모멘텀이 강하다고 볼 수 없다고 진단했다. 국내 경기 흐름에 대해서는 조심스럽지만, 바닥을 다지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물가도 낮은 상황이다. 소비자물가는 두 달 연속 전년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디플레이션 우려를 키우기도 했지만, 지난달에는 전년 대비 보합으로 올라왔다. 정부와 한은은 디플레이션이 아니라고 일축했지만 0%대 낮은 물가가 지속한 데다 내년에도 한은의 물가안정목표를 밑도는 수준의 물가상승률이 이어질 것으로 한은은 전망했다.

◇ 미·중 무역 분쟁 불확실성 완화…반도체 경기 중요

이 총재는 내년 한국 경제를 전망하는 데 있어서 반도체 경기의 회복 시기와 미·중 무역 분쟁 진전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도체 경기와 관련해서는 전문기관에서 내년 중반 이후 회복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다만, 회복한다고 해도 활황이었던 2018년 수준에는 미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당초 올해 연말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던 것에서 한발 뒤로 물러난 셈이다.

미·중 무역 분쟁과 관련해 이 총재는 "관련 불확실성이 최근에는 양국 간 1단계 협상 타결 여지가 생기면서 상당 폭 완화한 것이 사실"이라며 "향후 더 악화하지 않는다는 것을 기본 시나리오로 설정했다"고 말했다. 미·중 불확실성이 완화하면 투자증대를 기대할 수 있고, 글로벌 교역 확대와 수출 회복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했다.

◇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과 시기는…정책 여력 있어

한은의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까지 낮아진 데다 통화정책 방향 문구도 변화하면서 금융시장에서는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통방 문구에서는 '두 차례 기준금리 인하의 효과를 지켜보겠다'는 문구가 삭제됐다.

이 총재는 "10월에는 점검을 좀 더 강화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문구를 넣었다가 이달에는 뺐다"며 "향후 통화정책의 구체적인 방향을 시사하는 것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이달 금통위의 기준금리 동결에 신인석 위원이 금리 인하를 주장하면서 내년 상반기 중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한 시장참가자들의 궁금증이 커질 전망이다.

이 총재는 한은이 추가 금리 인하 정책 여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호주중앙은행(RBA)이 비전통적 통화정책 카드를 만지고 있지만, 한은은 통화정책으로 대응할 수 있다며, 주요국이 도입한 비전통적 정책수단은 폭넓게 살펴보는 단계라고 일축했다.

글로벌 저금리가 장기화하면서 나타나는 금융 불균형은 주의 깊게 살펴보겠다고 이 총재는 말했다.

그는 "한국은 위험선호경 향이 강화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지만, 정부의 거시건전성정책 결과 등으로 부정적 영향이 어느 정도 억제된다"며 "가계 레버리지가 높고 부동산 시장으로 시중 유동성 공급이 확대되고 있어서 불균형 확대는 경각심을 갖고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syjeon@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12시 32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