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29일 단행된 한진그룹의 정기 임원인사는 세대교체와 더불어 조원태 회장의 지배력이 더욱 공고히 하는 의미가 담겨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버지인 고(故) 조양호 전 회장의 최측근 인사들이 세대교체를 명분으로 자리에서 물러나고, 핵심 계열사인 대한항공에서 조원태 회장의 측근 인사들이 전진 배치되는 결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조원태 회장과 함께 대한항공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우기홍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한 게 눈에 띈다.

우 사장은 조 회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인사로 정기 임원인사 이전부터 회사 안팎에서 승진 여부에 관심이 컸다.

1962년 생인 우 사장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이후 대한항공에서 뉴욕여객지점장과 미주지역본부장, 여객사업본부장, 경영전략본부 총괄 등 핵심 요직을 두루 거쳤다.

지난 2016년 대표이사에 오른 조 회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며 대한항공을 이끌어 왔다.

재계 관계자는 "조 회장의 최측근인 우기홍 대표가 사장으로 승진한 것은 그만큼 조 회장의 장악력도 커지고 있다는 의미"라며 "부사장급에 조 회장과 뜻을 같이 하는 인사들이 대거 포함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고 전했다.

이날 인사에서 대한항공은 기존 2명이던 부사장을 4명으로 확대했다.

최고운영책임자(COO)인 이수근 부사장이 유임된 가운데 우기홍 사장의 승진으로 공석이 된 자리에는 장성현 부사장과 하은용 부사장, 이승범 부사장 등 3명이 한꺼번에 기용됐다.

조 회장과는 한진정보통신 시절부터 인연을 맺어온 것으로 알려진 장 부사장은 이번 승진으로 최고마케팅책임자(CM0)을 맡아 향후 대한항공의 마케팅·IT 부문을 책임진다.

그간 재무본부장을 맡아왔던 하 부사장은 이번 인사를 통해 대한항공의 재무를 책임지는 최고재무책임자(CFO)가 됐다.

미주본부장인 이승범 부사장은 향후 고객서비스 부문 총괄 임원(CC0) 겸 기내식기판사업본부장 역할을 수행한다.

이와 함께 대한항공 부회장 역할을 해 온 석태수 부회장이 대한항공에서 물러나고 지주사인 한진칼 대표이사만 맡기로 한 것도 '조원태 체제'에 힘을 싣는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석태수 부회장은 고 전 회장의 오른팔로 알려진 인물로 한진그룹이 전문경영체제를 도입하면서 부회장직을 신설될 때 그 자리에 앉은 첫 인사이기도 하다.

이에 더해 고 조 전 회장의 측근인 서용원 ㈜한진 사장과 강영식 한국공항 사장이 동시에 퇴진한 것 역시 조원태 회장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하는 '세대교체' 인사다.

이번 인사로 물러난 서 사장과 강 사장은 모두 1949년생이다.

재계의 다른 관계자는 "조 회장의 그룹 장악력이 커졌다는 점을 직접적으로 보여줬던 인사"라며 "인사가 마무리 된 만큼 수익성 강화와 함께 사업 구조조정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조 회장은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특파원들과 만나 "항공운송과 제작, 여행업, 호텔 등이 (핵심사업에) 포함된다"며 "그 외에는 별로 생각이 없다. 이익이 안 나면 버리겠다"고 강조했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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