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신세계와 현대백화점의 수장이 모두 바뀌면서 롯데쇼핑의 연말 인사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롯데쇼핑마저 최고경영자(CEO) 교체 카드를 꺼내든다면 국내 3대 백화점의 수장이 한꺼번에 바뀌게 된다.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이달 중순께 정기 임원 인사를 할 예정이다.

신동빈 회장이 경영에 복귀한 뒤 이뤄지는 사실상의 첫 인사로, 예상보다 큰 폭의 인사가 단행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실적 부진의 중심에 선 유통계열사를 중심으로 대폭적인 물갈이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롯데 안팎에선 유통부문 최고책임자도 교체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롯데쇼핑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1년 전보다 56% 급감했고 당기순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이마트와 현대백화점 모두 경영진이 1960년대생으로 바뀌면서 '세대교체'의 분위기가 형성된 점 또한 롯데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대응하고, 젊고 유능한 인재를 전면에 배치해 위기 돌파 시도를 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대형 오프라인 유통사들이 실적 부진의 책임을 물어 줄줄이 최고경영자(CEO) 교체에 나서면서 롯데도 이 같은 분위기를 거스를 수 없을 것"이라며 "롯데의 최고책임자가 이번 인사에서 물러날 경우 주요 유통계열사 대표 연쇄 이동이 일어나 인사 폭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후임으로는 강희태 롯데백화점 대표와 이동우 롯데하이마트 대표 등이 거론되지만, 일각에선 유통 분야의 활로를 찾기 위해 파격적인 인사가 낙점될 수 있다는 예상도 있다.

신세계, 현대백화점에 이어 롯데쇼핑까지 대표이사가 교체될 경우 처음으로 한 해에 3대 대기업 유통사 수장이 모두 바뀌게 된다.

이마트로부터 촉발된 물갈이 인사가 유통가 전반으로 퍼진 것은 오프라인 시장 위기가 관련이 깊다.

온라인쇼핑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쿠팡 등 이커머스 업체들은 기존 유통업체들의 시장을 빠르게 잠식해갔다.

반면 기존 유통업체들은 급변하는 시장환경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고 그 결과 실적 부진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까지 왔다.

롯데쇼핑과 이마트는 점포를 담보로 빚을 갚기 시작했고, 뒤늦게 새벽배송 등 온라인 서비스를 강화하고 나섰지만 아직 투자 비용 대비 성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업계에선 대기업 유통사들이 수장 교체라는 마지막 카드를 빼들었다고 보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이마트 창사 이래 처음으로 외부인사 수혈이라는 인적 쇄신을 단행하고, 그동안 보수적이고 안정적인 스타일의 인사를 고수해온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도 미래 대비를 위한 대표 교체라는 극약 처방을 꺼냈다.

전문가들은 향후 1~2년이 오프라인 유통사들의 생사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준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월마트 등 미국 할인점이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온라인 시장에 빠르게 적응해 나간 것과 달리 국내 유통업체들은 급변하는 환경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면서 "앞으로 할인점은 온라인 사업 위주, 백화점은 면세점이라는 새로운 먹거리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전개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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