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가 산유국들의 석유 감산을 2020년 중반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요구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OPEC 회원국과 비OPEC 회원국들은 지난 7월 작년 10월 수준에서 하루 120만배럴을 감산하기로 한 합의를 내년 3월 말까지 연장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사우디는 이를 3개월 이상 더 연장하는 방안을 선호하고 있다는 얘기다.

OPEC 회원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10개 비OPEC 회원국은 이달 5~6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회의를 열고 감산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오는 5일은 기업공개(IPO)를 진행 중인 사우디 국영 석유 기업 아람코의 최종 공모가가 결정되는 시점이다.

사우디는 아람코의 주가를 띄우기 위해 감산을 연장하는 방안을 선호하고 있어 5~6일 회의는 아람코의 상장에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감산 연장 불확실성이 대두되며 주가는 지난주 후반 5% 이상 폭락했다.

사우디 당국자들에 따르면 사우디는 감산 연장을 최소 내년 6월까지 연기하는 것을 선호하고 있다.

사우디의 한 원유 관련 참모는 사우디는 "유가가 배럴당 최소 60달러에서 안정되는 것을 원한다"라며 "유가 하락은 아람코 IPO에 나섰던 역내 투자자들에 타격을 줄 수 있어 가격이 내려가는 것을 내버려 둘 수 없다"고 말했다.

6월 말까지 연장안은 내년 말까지 감산을 연장하길 원하는 다른 산유국들을 설득할 하나의 절충안으로 꼽힌다.

지난 27일 인테르팍스에 따르면 러시아 국영 업체들은 자국 정부에 감산 여부 결정을 내년 3월 말까지 기다리는 것을 선호한다는 뜻을 전달했다.

알렉산드르 노박 러시아 에너지부 장관 역시 그에 따라 감산 연장 여부 결정을 내년 4월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컨설팅업체 팔랑스 어신트의 찰스 홀리스 매니징 디렉터는 "한편에서는 사우디를 지지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더 많은 감산을 설득하는 방법을 찾으려는 사람들이 있다"라고 말했다.

사우디 당국자들에 따르면 사우디는 내년 1분기 원유 수요 부진을 예상해 자체적으로 감산을 확대하는 방안을 고려해왔다. 하지만 OPEC 다른 회원국들이 합의한 감산 규모를 지키지 않을 경우 감산 확대는 없다는 원칙이다.

감산에 합의했음에도 일부 국가들은 이를 준수하지 않고 약속한 규모보다 더 많은 석유를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 석유장관은 이라크와 나이지리아 등 약속한 규모보다 더 많은 석유를 생산하는 일부 국가에 대해 합의를 준수할 것을 압박할 계획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이라크는 지난 9월에 10월까지 하루 17만5천배럴 감산하겠다고 약속했으나 9월 이후 하루 4만배럴 감산하는 데 그쳤다. 나이지리아도 하루 5만7천배럴 감산하겠다고 약속했으나 5천배럴 감산한 것으로 집계됐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라크의 정치적 소요 사태가 감산에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하고 있다.

감산을 지지해온 아델 압둘-마흐디 이라크 총리가 역내 혼란으로 사임하면서 이라크의 감산 여부도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비잔 남다르 잔가네 이란 석유장관도 역내 휘발유가 인상으로 이란 내 시위가 강화되면서 사퇴 압력을 받고 있어 단일한 합의안이 나올 수 있을지 미지수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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