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국내 생명보험사들이 2022년 새로운 국제보험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해외채권 투자 규모를 꾸준히 늘리고 있다.

2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기준 국내 생명보험사의 외화유가증권 투자 규모는 113조288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15.5% 증가했다.

한화생명이 27조9천112억원으로 가장 많고 교보생명 20조원, 삼성생명 18조1천146억원, NH농협생명 13조9천374억원 순이었다.

보험 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 IFRS17이 적용되면 자산과 부채 간 만기의 불일치가 커질수록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이 떨어진다.

이에 국내 생보사들은 자산과 부채 듀레이션 격차를 줄이는 방법으로 해외채권을 통한 장기채 편입을 지속해 왔다.

국내 장기채권의 경우 연기금·공제회 등의 기관투자자 인수 규모가 커 보험사가 매입할 수 있는 데는 한계가 있다.

또한, 국내 저금리 장기화로 운용수익률 확보에 비상이 걸리면서 해외채권 투자도 꾸준히 늘었다.

다만, 현재 보험업법은 해외 유가증권 투자 비중을 일반계정 자산의 30%, 특별계정의 20% 이내로 제한하고 있다.

한화생명과 푸본현대생명, DB생명 등은 해외 투자 비중이 30%에 거의 도달한 상황이며 동양생명과 교보생명, 미래에셋생명도 20%대를 넘어섰다.

국내 금융시장의 저금리 지속으로 해외투자가 시급한 상황에서 보험사에 대한 규제는 여전한 상황이다.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8월 보험사의 해외투자 한도를 30%에서 50%로 확대하는 보험업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다른 사안에 밀려 법안심사소위에서 논의조차 되지 못했다.

정부의 해외투자 한도 폐지 법안도 정무위원회에서 계류 중이다. 사실상 20대 국회에서 논의될 가능성이 작아 보험사의 해외투자 한도 규제 완화는 또다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장기채권이 부족하고 수익률 확보도 어려워 해외투자 규제 완화가 이뤄져야 그나마 숨통이 트이는 상황"이라며 "올해 정무위에서 보험 관련 개정안이 하나도 통과하지 못해 보험사는 생존의 갈림길에 서 있다"고 말했다.

yg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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