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2007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주택담보대출) 붕괴 사태를 예견한 투자 전문가 스티브 아이스먼 뉴버거 버먼 그룹 머니 매니저는 "다음 위기의 원인은 현시점에서 예측하기 어렵다"면서도 "가장 큰 고통은 회사채시장이 느끼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1일(현지시간) AFP 등을 통해 "아마 6개월 안으로 경기 침체가 임박했는지, 아니면 단지 성장세가 더딘 것인지 더욱더 많은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전망했다.

아이스먼은 2008년 금융위기 전 미국 주택시장 거품 붕괴를 예견한 베팅으로 엄청난 수익을 올렸다. 이 이야기를 다룬 소설과 동명 영화 '빅쇼트'의 주인공 중 배우 스티브 커렐이 연기한 마크 바움이 아이스먼을 모델로 한 인물이다.

그는 "지난 2007년, 2008년, 2009년에 일어난 것은 시스템 위기였다"며 "당시 지구라는 곳은 대부분 불타버렸다. 은행은 너무 많은 레버리지가 있었고 대형 자산군인 서브프라임은 폭발했었다"고 돌아봤다.

이어서 "그런 위험이 더는 존재하지 않는다"며 "미국과 유럽의 레버리지는 훨씬 낮아졌고, 은행 규제는 강화했다"고 말했다.

아이스먼은 "단기적으로는 당시보다는 덜 심각한 위기가 여전히 나타날 수 있다"며 "위기가 닥치면 신용 수준이 매우 좋은 미국의 가계 부분은 걱정스럽지가 않다"고 분석했다.

대신에 회사채시장이 가장 큰 고통을 받을 것으로 그는 예상했다.

그는 이에 대해 "채권시장이 압박을 받으면 유동성 공급 능력을 제한해버리는 위기 이후의 은행 규제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이스먼은 금융위기 이후 미국의 통화완화 정책은 100% 실책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지난 2009년 3월 미국의 1차 양적완화는 채권시장에 더욱더 많은 유동성을 공급하는 데 성공했지만, 이후 경기 부양에 따른 이득은 적었다"며 "실제 일어난 일은 그 돈이 증시에 유입돼 기업이 주식을 다시 사들이기 위한 유동성이 되어버렸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동시에 "그것은 부자를 부유하게 만든다"며 "부자가 주식을 갖고 있기 때문으로, 나는 양적완화를 부자를 위한 통화정책이라 칭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008년의 실패는 결국 1980년대부터 시작된 부의 집중 때문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아이스먼은 "당시 불평등이 악화했지만 정책 당국은 이를 정면으로 다루기보다는 의식적으로 또는 무의식적으로 신용을 민주화했다"며 "신용을 얻을 수 없었던 사람이 이제는 얻을 수 있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것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은행권의 레버리지가 많이 증가해야 했고, 결국 그게 금융위기를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아이스먼은 "부자는 수입이 적은 사람보다 소득 대비 훨씬 적은 비중을 소비한다"며 "그렇기 때문에 불평등은 성장세가 크게 느린 이유 중 하나"라고 진단했다.

소득 분배가 훨씬 더 개선된다면 사람들은 더욱더 많이 소비할 것이고, 따라서 경제도 보다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그는 추론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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